1부 진통제 철학
1장 만물의 측정 기준
2장 문제성 덴마크 고유상태
3장 길거리 싸움
4장 맨해튼의 코펜하겐
2부 양자 이단아들
5장 유배된 물리학
6장 또 다른 세계로부터 나타나다
7장 과학에서 가장 심오한 발견
8장 천지간에는 수없이 많은 일이
3부 위업
9장 언더그라운드의 실재
10장 양자 스프링
11장 코펜하겐 대 우주
12장 터무니없는 행운
부록 가장 이상한 실험에 관한 네 가지 관점
감사하는 말
역자후기
사진과 그림 출처
후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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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애덤 베커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과학 작가로, 뉴욕타임즈, BBC, NPR,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뉴 사이언티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했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한다.
역자 : 황혁기
포스코 출연연 RIST의 머신 러닝 부문 수석연구원으로 데이터 과학자다. 옮겨 쓴 책 『딥 다운 씽즈』에 무명으로 등장하는 CERN(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의 연구자들 중 영국 공동연구단 소속의 1인이었으며 202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저 펜로즈 교수의 지도로 수리물리학 석사 학위를 마쳤다. 『천재: 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 『기도합주회』(공역), 『Mac OS X 비밀 매뉴얼』(공역), 『생생한 게임 개발에 꼭 필요한 기본 물리』 그리고 『딥 다운 씽즈』를 옮겨 펴냈다.
출판사 서평
“모든 과학 분야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이론”인 양자물리학,
하지만 양자 현상은 왜 사물에 대한 우리 직관과 어긋날까?
‘기적의 해’라고 불리는 1905년. 26살의 청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획기적인 논문을 잇따라 발표함에 따라 빛의 본질에 관한 오래된 논쟁이 종식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빛을 파동이라고 보던 추세였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등장해서 빛이 새로운 입자인 광자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세기 동안 인정된 실험 증거와 배치되는 주장이었다. 당시로선 대담한 가설이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양자 혁명이 시작되었고, 20세기 초 양자물리학은 ‘모든 과학 분야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이론’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양자물리학의 성과는 대단했다. 미시 세계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 영역에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 여러 현상을 미증유의 정확도로 예측할 뿐 아니라 실리콘 트랜지스터에서부터 우주탐사선에 이르기까지 현대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양자 세계에서 입자의 움직임이 일상에서 보는 사물의 움직임과 너무 달랐던 것. 쉽게 말해 양자 현상은 우리 직관과 어긋난다. 예컨대 우리 주머니 속 ‘현관 열쇠’는 원자로 이뤄졌지만 ‘파동-입자 이중성’을 띠지도 않고 누가 보는지 여부에 따라 그 특성이 바뀌는 듯한 현상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당시 양자 해석의 주류이자 닐스 보어를 위시한 ‘코펜하겐’ 측에서는 ‘상보성’을 빌미로 명료히 대답하지 않았다. 일례로 보어는 “물리학의 과제가 자연이 어떠한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도 “물리학은 자연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고만 했다. 상보성에 따르면 일상과 부합하게 이야기하기는 불가능했지만, 일일이 이해하지 않고도 수학으로 계산하면 현상과 잘 맞아떨어졌던 데다가 응용 범위 또한 무궁무진했다. 반대 의견은 묵살됐다. 이후 20세기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을 중심으로 물리학에서 ‘쓸모’가 중시되었고, ‘실재의 본질’ 같은 철학적 근간을 탐구하는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는 분위기로 흐른 것도 한몫했다. 바로 이런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실재란 무엇인가』는 출발한다.
“닥치고 계산하라!(Shut Up and Calculate!)”에 의문을 품은 사람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를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항변을 둘러싼 오해를 풀어가다
양자물리학의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유명한 말이 있다. “닥치고 계산하라!” 이는 한때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이자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의 발언으로 오인되어, 이후 ‘코펜하겐 해석’을 지지하는 학자들의 선전 구호가 되었다. 하지만 애덤 베커는 해당 발언의 출처가 물리학자 데이비드 머민의 글이며, 오늘날 받아들이는 의미와 그 맥락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짚어낸다. 애덤 베커에 따르면 데이비드 머민은 해당 발언에 뒤이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닥치지 않을 작정이다.” 이렇듯 저자는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재 논쟁의 쟁점을 면밀히 소개하는 한편, 물리학사의 오해를 해소함으로써 독자에게 균형 잡힌 견해를 전달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양자물리학과 아인슈타인의 관계도 다시 살핀다. 항간의 일화에서 아인슈타인은 양자물리학의 단초가 되는 발견을 해냈지만 양자물리학의 새롭고 급진적인 그림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고집을 꺾지 않은 탓에 1927년 솔베이 학회에서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항변했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애덤 베커는 아인슈타인의 항변이 학회에서 했던 발언이 아닌, 친구였던 막스 보른과 주고받은 서신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바로잡는다. 나아가 아인슈타인이 진정 제기하고자 했던 문제가 무엇이고, 그간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어떻게 오해되어 왔으며, 그 까닭이 무엇일지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적한다.
“하지만 닥치지 않을 작정이다”, 주류의 역사 뒤편에서
양자근간(quantum foundations)을 탐구한 물리학자들의 ‘이야기’
애덤 베커는 ‘코펜하겐 해석’에 맞서서 ‘실재’ 논쟁을 이끌어낸 EPR 논문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한편, 아인슈타인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아서 소신을 굽히지 않고 독창적인 이론을 전개했던 물리학자들을 소개한다. ‘파일럿파 이론’을 주장한 데이비드 조지프 봄, ‘다세계 해석’으로 유명한 휴 에버렛 3세, 마지막으로 “과학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일컬어지는 ‘벨의 정리’의 주인공, 존 스튜어트 벨이 바로 그들이다. 단순히 이론을 나열하고 설명하는 데서 그쳤다면 이 책은 특별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덤 베커는 이론과 더불어 물리학자들이 처한 시대와 역사, 정치, 학문적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각자가 맞닥뜨린 현실의 어려움과 고뇌도 가감 없이 서술한다. 그 점에서 『실재란 무엇인가』는 훌륭한 미덕을 갖췄다. 이는 물리학이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과 무관하지 않으며, 무관할 수도 없다는 문제의식과 일맥상통한다. 나아가 책 전체를 관통하며 “실재란 무엇인가?”라는 근간을 탐구하는 질문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책의 도입부에도 나오듯, 최고의 과학 이론에 근거한 세계관이 전파되면 우리는 그 이론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게 된다. 따라서 ‘실재’를 탐구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실재’ 논쟁이 벌어지는 현실을 살핀다는 의미다. 비단 물리학뿐만 아니라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배경지식”, 즉 한 시대를 풍미한 학문적 제조건을 함께 들여다본다는 의미다. 애덤 베커는 물리학과 철학, 역사를 넘나들며 ‘실재’ 논쟁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얼핏 보기에 “실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추상적이거나 이상적이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사실은, 실재의 근간을 탐구하는 과정 자체는 추상적이지도 이상적이지도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지극한 현실의 이야기다. 현실의 정치, 크고 작은 인간관계, 개인의 경력 문제를 고심한 물리학자들이 일상 가운데서도 커다란 질문을 놓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 어찌 보면 애덤 베커는 가장 이상적인 사람이 가장 현실적일 수 있는 아이러니를 설득한다. 책이 인도하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말미에서 독자들은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실재란 무엇인가』는 근간을 향한 탐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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