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나의 캐릭터(노안남초 강기윤)
형한테 별거 아닌 일로 꼬투리 잡혀 욕 얻어먹고 침대에 누웠는데(노안초 김도민)
언제나(노안남초 김한빛) 임진년(노안남초 신강호)
아디, 다스에게(노안초 윤동우)
저도 진짜 안 참아요(노안초 윤준상)
나쁜 사랑(노안남초 이서진) 독립문(노안남초 이승현)
엄마(노안남초 정하율) 고양이(노안남초 주하진)
농구 골대(노안초 최유하) 좀 잘해라(노안남초 한예준)
우리는 언제부터 마음을 숨기는 어른이 되었을까요? 뙤약볕 아래 서 있는 미국 송충이를 보며 “나방이 되어 빨리 날아가 버리면 좋겠다”고 나무의 마음을 헤아리고, “점점 짧아져도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연필의 몽당한 몸뚱어리에서 숭고함을 읽어내는 이 기특한 시선 앞에서, 어른들의 굳은 마음은 툭 하고 무장해제되고 맙니다.
《시가 되어 펼쳐지는 노안아이들 이야기》는 나주 노안 땅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연필을 쥐고 꾹꾹 눌러쓴 날것 그대로의 눈부신 성장의 기록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동생들의 풋풋하고 엉뚱한 상상력부터, 어느덧 삶의 무게를 가방에 비유할 줄 알게 된 중학교 1학년들의 깊어진 사유까지, 시집 속에는 저마다 다른 빛깔의 나이테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이 시집이 이뤄낸 ‘연대’의 가치입니다. 매일 다른 교문을 통과하던 아이들이 문학이라는 다리 위에서 만나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혼자 쓰면 외로운 일기였을 글들이, 함께 모여 시가 되고 책이 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커다란 용기를 얻었습니다.
발표 차례가 올까 봐 두근거리는 마음, 먼저 떠나보낸 강아지를 향한 그리움, 엄마의 잔소리 뒤에 숨은 쌘 불꽃 같은 진심을 알아채는 영리함까지…. 이 책에 담긴 84개의 마음은 세상 그 어떤 화려한 문장보다 풋풋한 울림을 줍니다. 지치고 메마른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어른들에게, 그리고 나만의 나이테를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이 다정하고 투명한 시집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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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되어 펼쳐지는 노안 아이들 이야기
푸른 여름이 시작되던 지난 6월, 노안의 아이들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노안초등학교, 노안남초등학교, 노안중학교 학생들이 학교라는 이름보다 '함께 배우는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만나 시를 읽고, 시인을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품고 있던 각자의 생각과 소중한 감정을 한 편 한 편의 시로 피워냈습니다.
시는 특별한 사람만이 쓰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가족을 향한 사랑,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글로 표현할 때 이 또한 한 편의 시가 됩니다.
이번 동시 캠프에서 아이들은 다섯 분의 시인과 함께 시를 만나고, 시와 놀고, 직접 시를 쓰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고를 쓰고, 함께 다듬으면서 낭독과 시화 활동을 거쳐 완성된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빛깔을 지닌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시들은 문학적인 완성도를 겨루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순수한 감성, 그리고 성장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긴 삶의 기록입니다. 한 편 한 편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작은 고민과 설렘, 따뜻한 꿈도 함께 만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시집은 노안 생활권역 내 학교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낸 교육공동체의 아름다운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습니다. 서로 다른 학교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문학이라는 다리를 통해 만나 함께 배우고 서로를 응원했던 시간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이번 동시 캠프에 따뜻한 가르침을 전해 주기 위해 먼 길을 찾아주신 다섯 분의 시인 선생님들, 정성껏 행사를 준비해 주신 노안초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의 도전을 응원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용기 내어 자신의 마음을 글로 써 내려간 우리 아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 작은 시집이 아이들에게는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는 아이들의 맑고 따뜻한 시선을 다시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6년 여름
노안초등학교장 정병렬
책 속에서
이응이 골을 막다
공이 가운데 구멍으로 쏙
들어가
시옷은 멀리서 골을 찼다.
신이나 뛰다가
넘어져 ㄴ처럼 됐다.
미음이 이응에게 골 안 막고
뭐하냐고 화를 내서
뿔이나 ㅂ
처럼 변했다.
-「자음 축구」 강한승
도서관에 들어온 파리
책을 간식으로 알았나?
이 책 저 책 돌아다니며
맛을 본다.
책 맛을 봤는데
배는 안 부르고
머리만 똑똑해졌다.
-「파리」 김시원
목이 간지러워
긁긁긁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긁긁긁
항상 내 주변에 이렇게
있기 없기?
그만 따라와 모기
언제쯤 갈래 모기
제발 좀 저리가 모기
내 심장에 불 질러놓고
모기는 여전히
나만 좋아하지
-「모기」 김건우
내가 만든 캐릭터
아무도 따라할 수 없지.
누군가는 베꼈다고 해.
하지만 나는 알아.
이 캐릭터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캐릭터라는 걸.
노란 귀에 점박이 옷
바로 내가 만든 캐릭터
‘도리’야.
-「나의 캐릭터」 강기윤
2024년 10월 초
처음으로 간 수련회다
친구들과 같이 놀 생각에
신이 났다.
2025년 3월 초
그레스타드 게코 도마뱀을 분양받으러 간 날
심장이 풍선처럼 터질 것 같았다.
나에게 생명이 왔다.
2026년 3월 초
어제 드디어 중학교에 입학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학교를 가기 전부터 설렜다.
-「나만의 3대 뉴스」 김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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