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8 강원 민어의 눈 외 8편
45 김성자 모사금 해수욕장 외 8편
58 김양자 섬마을 외 8편
72 김운남 백도에 머무는 빛 외 8편
96 김인순 사도 외 8편
108 김현애 바다 옆 찻집 외 8편
120 박희도 천천히 외 8편
132 성승철 죽도(竹島) 외 6편
160 유경자 섬은 서로를 그리워한다 외 8편
171 이기동 마이산 외 8편
184 이선덕 괜찮습니다 외 8편
196 이춘화 남면 비렁길에서 외 8편
206 장동윤 영혼(魂) 속에 핀 사랑·1 외 8편
222 정재판 한려수도의 품 여수 외 8편
234 조창만 느티나무 그늘에서 외 8편
수필
247 강원 바라보기만 했던 섬 외 1편
255 성해석 ‘여수문’이란 상징문 이대로 둘 것인가?
264 윤문칠 유월의 바다를 건너, 백령도에 닿는다 외 2편
저자소개
저자 : 현대문예 동부작가회
성해석 시인이 이끌고 있는 ‘현대문예 동부작가회’는 여수와 순천, 광양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인과 수필가들이 모인 문학 단체이다. 지역의 자연과 삶, 사람과 문화의 이야기를 글로 기록하며, 문학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감성과 미학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바다와 섬,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여수라는 공간 속에서 작가들은 ‘삶의 언어’를 다듬고, 그 언어로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을 문학의 소명으로 삼고 있다.
동부작가회는 그동안 『동행』 시리즈를 꾸준히 펴내며 지역 문학의 정체성과 예술적 깊이를 동시에 발전시켜 왔다. 1집부터 3집까지는 시와 수필을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와 삶의 정서를 담았고, 4집과 6집 그리고 이번 7집에서는 디카시 형식을 도입해 사진과 시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동행 7집』에서도 세 장르―시, 수필, 디카시―를 하나로 엮어 여수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를 더욱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오랜 성찰과 노력이 모여, 여수 문학의 풍경을 한층 더 풍요롭게 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동행 7집』의 디카시는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여수의 365개 섬 중 19개의 섬을 주제로 촬영·집필되었다.
출판사 서평
섬과 바다가 품어 온 삶, 문학으로 다시 만나는 여수
― 현대문예 동부작가회 제7집 『뜨락에서 만난 사람들―동행』
현대문예 동부작가회 제7집 『뜨락에서 만난 사람들―동행』은 여수의 섬과 바다,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시와 수필, 디카시로 기록한 문학적 풍경화다. 이 책에서 섬은 단순히 바다 위에 떠 있는 지리적 공간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고향이고, 누군가에게는 생업의 터전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그리움이자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내면의 장소다. 그래서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여수의 섬을 둘러보는 여행을 넘어 한 지역의 기억과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리는 해에 펴낸 이번 제7집은 여수의 섬이 지닌 자연적 아름다움을 문학적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뜻을 품고 있다. 발간사에서 밝힌 것처럼 여수의 섬은 자연 풍경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와 삶의 애환,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며, 회원들은 디카시와 시, 수필을 통해 그 이야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바다 위의 섬들이 한 편의 문학이 되다
책의 문을 여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여수 섬 디카시’는 이번 동인지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여자도, 손죽도, 수항도, 조발도, 백도, 묘도, 적금도, 금오도, 거문도, 화태도, 안도, 장도, 사도, 초도, 소거문도, 개도 등 여수의 섬들이 사진과 짧은 시의 언어 속에서 저마다 다른 얼굴로 독자를 맞는다.
섬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에는 공통점이 있다. 아름다운 경관만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자도의 바람과 모래톱에는 세월과 상처가 배어 있고, 손죽도의 대숲과 파도에는 역사가 남아 있다. 조발도의 당산나무와 당산제에는 섬사람들의 공동체적 삶이 살아 있으며, 거문도에는 역사적 기억과 고독이 함께 흐른다. 금오도의 비렁길은 도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삶의 의미를 되찾는 길이 되고, 장도의 밀물과 썰물은 예술과 자연이 만나는 하나의 아틀리에가 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섬은 바라보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말을 건네는 존재다. 파도는 기억을 불러내고, 바람은 세월을 흔들며, 포구와 등대와 오래된 길은 그곳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진 한 장과 몇 줄의 언어가 만나는 디카시의 특성은 이러한 섬의 표정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눈으로 먼저 섬을 만나고, 짧은 시를 통해 그 섬의 시간과 마음을 다시 읽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디카시들은 여수를 ‘관광지’라는 한정된 시선에서 벗어나게 한다. 아름다운 풍경 뒤에 사람이 있고, 사람 뒤에는 삶이 있으며, 그 삶 뒤에는 오랜 역사와 기억이 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여수의 섬은 관광자원을 넘어 문학적 공간이 된다.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길어 올린 삶의 문장
이 책의 중심을 이루는 시편들은 거창한 사건보다 일상 가까이에 있는 것들을 바라본다. 바다와 섬, 시장과 고향역, 나무와 꽃, 비와 바람, 가족과 이웃, 늙어가는 몸과 지나간 시간까지 삶 주변의 익숙한 풍경들이 시의 재료가 된다.
강원의 「민어의 눈」에서는 어시장의 생선 한 마리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는 눈이 되고, 「나라는 바다」에서는 겉으로 잔잔해 보여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해류가 인간 내면의 흔들림과 겹쳐진다. 「유월의 잎맥」에서는 잎의 가느다란 결이 노동으로 굳어진 사람의 손등과 이어진다. 자연을 단순히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모습에서 인간의 삶을 발견하는 시선이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지나며 독자는 서로 다른 목소리 안에서 하나의 공통된 정서를 발견한다. 그것은 ‘살아낸 시간에 대한 존중’이다. 화려한 삶보다 묵묵히 견뎌 온 삶, 큰 성공보다 하루하루 자신의 자리를 지킨 사람, 말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랑과 그리움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김성자의 시에서도 자연은 인간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그릇이 된다. 모사금 해수욕장의 파도와 백사장은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유월의 장미와 바람은 지나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낸다. 비에 젖은 황토길은 고단한 시간을 다독이는 위로가 되고, 햇살과 냇물은 이해와 용서라는 삶의 가치로 확장된다.
이처럼 작품마다 표현 방식은 달라도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는 정서는 한결같다. 바다가 곧 사람의 마음이고, 섬이 곧 한 사람의 생이며, 계절의 변화가 곧 우리가 지나온 시간이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의 시들은 특별한 문학적 지식 없이도 천천히 마음으로 읽힌다. 독자는 어느 순간 작가가 바라본 바다에서 자신의 고향을 떠올리고, 작가가 말하는 그리움에서 자신이 잊고 살았던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섬을 건너며 결국 사람에게 닿는 이야기
후반부의 수필은 시에서 압축해 보여주었던 삶과 지역의 이야기를 보다 구체적인 서사로 펼쳐 보인다. 특히 강원의 「바라보기만 했던 섬―여자도 기행」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섬과 사람’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어린 시절 늘 바라보기만 했던 여자도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실제로 건너가 보는 순간 단순한 섬이 아니라 유년과 고향, 친구와 기억이 겹쳐지는 장소가 된다. 친구들과 배를 타고 전어 그물을 걷으며 만나는 바닷바람은 잊었던 어린 시절을 되살리고, 평생 바라보기만 했던 섬에 발을 디디면서 여행은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결국 고향의 섬을 찾아가는 일은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일이 아니라 오래 잊었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일이 된다.
성해석의 글은 여수의 역사와 지역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며, 윤문칠의 백령도 기행은 시선을 여수 앞바다에서 우리 국토의 서해 최북단까지 넓힌다. 여수에서 백령도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여행의 즐거움뿐 아니라 분단의 현실과 호국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처럼 수필부는 개인적 추억에서 지역의 역사로, 다시 우리 사회와 국토에 대한 성찰로 이야기의 폭을 확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글들 역시 마지막에는 사람에게 돌아온다. 섬으로 향하는 배에는 친구가 있고, 포구에는 삶을 이어가는 주민이 있으며, 길 위에는 함께 걷는 이들이 있다. 결국 풍경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풍경 자체가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 함께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동행’, 함께 살아온 시간에 보내는 문학적 인사
『뜨락에서 만난 사람들―동행』에서 ‘동행’은 단순한 표제가 아니다. 책 전체를 묶어주는 중요한 정서다. 사람과 사람이 동행하고, 사람과 자연이 동행하며, 현재의 우리가 지나간 시간과 동행한다. 여수의 섬 역시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바다와 함께 있고, 그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있으며, 그곳에 쌓인 역사와 기억과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유난히 ‘곁’의 정서가 짙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일,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일, 오래된 친구와 다시 길을 나서는 일, 이름 없는 사람들의 노동을 바라보는 일, 사라져가는 것들을 문장으로 붙잡아 두는 일이 모두 동행이라는 이름 아래 이어진다.
지역문학의 소중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거대한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삶을 남기는 것이다. 어느 섬의 바람과 포구, 한 사람의 어린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의 기억, 친구와 나눈 하루, 오래된 길과 나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손길은 기록하지 않으면 언젠가 사라질 수 있다. 문학은 그런 작고 평범한 것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오래 머물 자리를 내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문예 동부작가회 제7집은 한 권의 동인지를 넘어 여수라는 지역의 자연과 역사, 사람과 기억을 문학으로 보존하는 기록이라 할 만하다. 여수의 섬을 직접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아직 여수의 섬을 만나보지 못한 독자에게는 그곳으로 가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섬과 바다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새 독자 자신의 고향과 지나온 시간, 그리운 사람들에게로 이어진다.
섬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다는 모든 섬을 이어준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마다 하나의 섬처럼 살아가지만 기억과 사랑, 그리움과 문학이라는 보이지 않는 물길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뜨락에서 만난 사람들―동행』은 바로 그 물길을 따라 여수의 섬에서 사람에게로, 사람에게서 다시 삶으로 건너가는 책이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면 한 가지 마음이 오래 남는다.
여수의 섬을 보고 싶다는 마음보다 먼저, 그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오래 듣고 싶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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