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안서의 독자는 심사자다
심사자가 누구인지 알고 그에 맞춰 써야 한다 / 심사자가 이해하지 못했다면 제안서 잘못이다 / 어려운 연구 제안일수록 쉽게 설명해야 한다 / 처음부터 정독하지 않는다 / 제안서는 첫 5분 안에 심사자를 설득해야 한다 / 심사자의 유형에 따라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 심사자가 내 연구를 지지할 명분을 만들어라
2. 심사자를 간절하게 설득해야 한다
논문은 입증의 글이고 제안서는 설득의 글이다 / 좋은 내용만큼이나 전달 방법도 중요하다 / 연구를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써야 한다 / 연구자의 간절함과 절실함이 담겨야 한다 / 좋은 제안서에는 재미, 감탄, 감동이 있다 / ‘나’ 중심에서 ‘심사자’ 중심으로 써야 한다
3. 심사자는 다섯 가지를 알고 싶어 한다
심사자의 사고 순서대로 써라 / 제안서는 가능성을 설득해야 한다 / 다섯 가지 핵심은 반복돼야 한다
4. 다섯 가지 질문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양식은 출발점이 아니라 그릇이다 / 핵심을 먼저 정하고 양식에 배치해야 한다 / 양식 순서와 제안서 순서는 다를 수 있다 / 핵심 메시지는 반복 배치해야 한다 / 사업별 양식은 달라도 핵심은 같다 / 심사자의 판단을 돕는 글쓰기 / 창의적 연구에는 정해진 양식이 없어야 한다
5. 실전: 심사자 관점에서 다시 써보자
심사자의 눈으로 제안서를 써보자 / 연구과제의 필요성 수정 전과 후 / 연구과제의 목표 및 내용 수정 전과 후 / 연구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2장 심사자가 궁금해하는 순서와 방식으로 보여준다
1. [제목] 제목은 제안서 전체를 대표한다
심사자는 제목을 제일 먼저 본다 / 제안서 제목은 논문 제목과 다르다 / 좋은 제목에는 세 가지 기준이 있다 / 제목은 마지막에 확정하라 / 선정된 과제 제목에서 배워라
2. [필요성과 배경] 왜 이 연구가 필요한지 설득한다
연구 필요성을 3단계로 설명하라 / 연구 지형도를 보여줘라 / 연구 필요성 항목의 분량을 적절히 배분한다
3. [목표, 내용, 방법] 어떤 연구를 어떻게 할지 써라
최종 목표와 세부 목표를 구분하라 / 목표를 연구 내용과 일대일로 연결하라 / SMART 원칙으로 세부 목표를 정해라 / 목표, 내용, 방법은 서로 연결돼야 한다 / 목표 설정 시 자주 빠지는 함정을 피해라 / 연구 방법은 일대일로 대응하고 근거를 보여줘라 / 예비 결과와 대안 전략으로 현실성을 높여라 / 추가 전략을 통해 설득력을 높인다
4. [추진 전략] 일정표가 아니라 실행 설계도를 만든다
연구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 / 연차별 계획은 연구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 내부 협력을 통해 시너지와 가치를 창출한다 / 외부 협력은 이름보다 역할이 중요하다
5. [수행 역량] 이력이 아니라 해낼 근거를 보여줘라
수행 역량은 이력서가 아니라 신뢰의 이야기다 / 신진 연구자는 독립성과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 팀의 역량은 역할 중심으로 보여줘야 한다
6. [기대효과, 활용 방안] 연구는 어떤 성과를 남기는지 보여준다
어떤 가치가 생기는지를 보여줘라 / ‘기여할 것이다’라는 말에서 벗어나라 / 누가 이 연구를 사용할 것인가 써라 / 큰 비전은 구체적인 성과 뒤에 둬라 / 연구의 성격에 맞게 어조를 조절하라 / 마지막 문단까지 심사자를 설득하라
3장 심사자가 한눈에 보고 이해하게 만든다
1. [첫 페이지] 첫 페이지가 승부의 8할이다
제안서 첫 페이지에서 핵심 세 가지를 보여준다 / 한 장의 그림으로 연구 전체를 설명하라 / 첫 페이지의 그림은 하나의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 / 그림은 시선을 붙잡고 글은 의미를 고정한다 / 첫 문장부터 심사자의 관심을 사로잡아라 / 첫 페이지는 가장 마지막까지 고쳐라
2. [그림과 표] 그림과 표를 제일 먼저 본다
그림과 표는 제안서의 또 다른 본문이다 / 그림의 유형은 전달할 내용에 맞아야 한다 / 좋은 그림에는 조건이 있다 / 표는 정보를 많이 넣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 제목과 표만 봐도 연구가 이해돼야 한다
3. [편집과 레이아웃] 쉽게 술술 익혀야 한다
읽기 편한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 폰트와 글자 크기는 일관돼야 한다 / 줄 간격과 여백은 낭비가 아니다 / 핵심은 눈에 띄게 강조해야 한다 / 텍스트와 그림이 번갈아 보여야 한다 / 제한 없이 쓰고 우선순위로 줄여라
4. [글쓰기 스타일] 단숨에 이해하고 판단하게 한다
두괄식으로 써라 / 중요한 것은 세 가지로 묶어라 / 개조식과 줄글의 역할을 구분하라 / 한 문장에 하나의 메시지만 담아야 한다 / 수동형 대신 능동형 문장을 사용하라 / 전문 용어와 약어는 이해할 수 있게 조절한다 / 자신감 있되 과장하지는 말아야 한다
4장 제출 직전과 후 그리고 다시 시작
1. [피드백과 수정] 남의 눈으로 다시 읽어라
초안을 완성하기 전에는 피드백을 받지 마라 / 무엇을 봐달라고 할지 구체적으로 요청하라 / 누구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을것인가 / 방어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피드백을 받자 / 수정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2. [탈락 후 재도전] 심사 의견은 다음 제안서의 자산이다
심사평을 감정적으로 읽지 마라 / 재도전은 부분 수정이 아니라 전체 재구성이다 / 재도전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 재도전은 새 제안서를 쓰는 일이다 / 재도전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라
5장 선정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짜라
1. 좋은 아이디어는 선정 가능성이 높다
글쓰기만으로 나쁜 아이디어를 살릴 수 없다 / 좋은 아이디어는 네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 네 가지 조건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 / 좋은 연구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 아이디어가 없을 때는 억지로 짜내지 마라
2. 전략적 판단이 결과를 바꾼다
심사분과 선택이 결과를 바꾼다 / 계속 탈락한다면 분과부터 점검하라 / 융합 연구라면 심사분과 선택지를 넓혀라 / 글쓰기 계획은 최소 6개월 전부터 시작하라 / 제안서 작성 타임테이블(개인연구 기준)을 세워라 / 혼자 쓰지 말고 팀을 꾸려서 써라
3.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인공지능으로 초고의 구조를 점검하라
에필로그
제안서는 미래를 쓰는 일이다
부록 1
실제 피드백 사례- 수정 전 제안서에 대한 주요 코멘트
부록 2
제안서 작성에 도움이 되는 체크리스트
주
저자소개
저자 : 김윤영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명예교수(전 석좌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석좌교수
30여 년간 연구과제를 제안하고 수행해 왔으며 심사자로서 수많은 제안서를 검토해 왔다. 이 책은 연구자와 심사자 양쪽 자리에서 얻은 통찰을 정리한 결과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33년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130여 명의 석·박사 제자를 길러냈고 역학 기반 설계 분야를 연구해 왔다. 메커니즘 위상최적설계 분야를 개척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 창업에도 참여했다. 역학 메타물질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해 왔다. 2024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최초의 석좌교수로 정년 퇴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석좌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기획·정책 담당 부원장, 국제전산역학회IACM 부회장, (주)아이디어오션 공동창업자 겸 기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300여 편의 영문 논문을 발표했고 스프링거Springer 출판사에서 영문 전문서적 2권과 국문 전문서적 1권을 펴냈다. 미국기계학회 레일리 강연상Rayleigh Lecture Award과 일본전산과학공학회 대상Grand Prize을 각각 아시아 연구자로는 처음 수상했고 세계최적설계학회ISSMO 초대 펠로Fellow 7인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전산역학회 전산역학상Computational Mechanics Award과 발리아판 메달Valliapan Medal, 그리고 아시아최적설계학회 학회상ASSMO Award과 펠로우상Fellow Award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대한민국학술원상, 과학기술훈장, 서울대 학술상 등으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대한기계학회 회장, 국제최적설계학회 부회장, 아시아최적설계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여러 국제 저널의 편집위원 및 편집인으로도 활동해 왔다.
2023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들을 대상으로 「좋은 연구과제 제안서 작성 핵심 노하우」 특강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강의 후 실제 연구과제에 선정되었다는 감사 연락이 이어졌고 그 반응이 이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동화 『우면산의 비밀』로 MBC 창작동화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또한 오랫동안 연구해 온 위상최적설계 알고리즘을 미적 이미지 생성에 응용한 작업으로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시회 「다름의 대량생산」을 열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글쓰기와 예술 경험도 제안서 작성법에 녹여 냈다. 학술적 엄밀함 위에 서사와 시각적 설득을 더해 제안서가 심사자의 머리와 마음에 함께 가닿게 하기 위해서다.
출판사 서평
연구는 잘하지만 제안서는 배워본 적 없는 연구자들을 위한 책
‘좋은 연구’ 제안이란 ‘심사자가 알아볼 수 있는 연구’ 제안이다!
서울대 신임 교수들이 먼저 강의를 듣고 추천하는 책!
★★★★★
이 책의 출발은 2023년부터 서울대학교 전체 교수와 공과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진행한 3시간짜리 특강 「좋은 연구과제 제안서 작성 핵심 노하우」이다. 강의를 수강한 교수들로부터 제안서를 작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얻었다는 반응과 실제 연구과제에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이어졌다. 저자는 강의에서 축적한 내용에 실제 제안서 사례와 피드백을 더해 이 책을 완성했다. 실제 제안서의 수정 전과 후, 저자의 제안서 사례, 항목별 점검 질문과 제출 전 체크리스트도 수록되어 있다. 처음 연구책임자가 된 신진 교수와 신진 연구자에게는 제안서 작성의 기본 구조와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 또한 연구 역량을 갖추고도 과제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 연구자에게는 기존 제안서를 새로운 관점에서 검토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제안서를 단순히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한 행정 문서가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연구의 미래를 설득하는 글로 바라본다. 연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깊이 검토하고 연구의 필요성과 독창성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과정은 더 나은 연구를 설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를 바라보는 시각에 심사자의 관점을 더함으로써 좋은 아이디어의 가치가 제안서 안에서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연구제안서는 연구자의 글이 아니라 심사자를 설득하는 글이다
이 책은 심사자의 관점에서 제안서의 제목부터 연구의 필요성, 목표와 방법, 수행 역량, 기대효과에 이르기까지 각 항목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특히 심사자의 첫 판단을 좌우하는 첫 페이지의 구성, 연구의 핵심을 한눈에 전달하는 그림과 표, 연구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글쓰기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또한 실제 연구비 수주로 이어진 제안서의 수정 전과 후를 비교해 같은 연구 아이디어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제안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관점의 전환이다. 연구제안서는 연구자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적는 문서가 아니라 심사자가 연구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문서다. 연구 아이디어가 아무리 독창적이어도 심사자가 그 독창성을 알아보지 못하면 충분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첫 5분 안에 심사자를 설득하라
심사자는 무엇을 궁금해하고 어떤 순서로 제안서를 읽는가
제안서를 작성할 때 연구자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심사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으면서 연구의 가치를 발견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실제 심사에서는 한정된 시간 안에 여러 연구과제를 비교해야 한다. 심사자가 제안자의 세부 전공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인접 분야 전문가일 수도 있다.
저자가 과제 심사 경험이 있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현실이 드러났다. 심사해야 하는 제안서 10개 중 내용을 70% 이상 이해하는 과제가 3개 이하라고 답한 심사자가 57%였다. 또한 응답자 전원이 제안서를 처음부터 정독하기보다 먼저 전체를 훑어본 뒤 자세히 읽는다고 답했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시간도 짧았다. 응답자의 64%가 10분 이내에 제안서의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했으며, 91%는 첫인상이 좋은 제안서를 더 오래 읽는다고 답했다.
저자가 제안서의 첫 5분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구자는 심사자가 내용을 천천히 읽고 이해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짧은 시간 안에 연구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제안서를 구성해야 한다. 제목, 첫 페이지, 그림과 표, 핵심 문구는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심사자의 첫 판단을 돕는 중요한 요소다. 어려운 연구일수록 인접 분야의 심사자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핵심을 설명해야 한다.
연구제안서는 논문과도 성격이 다르다. 논문이 수행한 연구의 결과를 입증하는 글이라면 제안서는 아직 수행하지 않은 연구의 가능성을 설득하는 글이다. 이미 확보한 결과를 정확하게 정리하는 데서 나아가 왜 이 연구를 해야 하는지, 기존 연구와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성공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전달해야 한다.
그렇다고 연구의 내용을 과장하거나 화려한 문장으로 포장하라는 뜻은 아니다. 저자는 좋은 제안서의 내용적 조건으로 독창성, 파급효과와 시의성, 실현 가능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논리적 전개, 직관적인 시각화, 쉽고 정확한 표현이 더해져야 한다. 내용과 전달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함께 갖춰져야 심사자가 연구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심사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제안서 작성의 출발점으로 삼으라고 강조한다. 무엇을 하려는가, 왜 필요한가, 무엇이 새로운가,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해낼 수 있는가. 각각 연구 주제, 필요성, 독창성, 연구 방법, 현실성에 해당한다. 연구 주제가 불분명하면 심사자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필요성이 약하면 연구비를 지원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독창성이 보이지 않으면 기존 연구를 반복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으며 연구 방법과 현실성이 부족하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흥미로워도 실제 수행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연구자는 정해진 양식의 빈칸부터 채우기보다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정리하고, 심사자의 사고 흐름에 맞춰 각 항목에 배치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실제 제안서의 수정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책에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민경진 교수가 저자의 특강을 듣고 수정한 연구제안서가 소개된다. 저자는 수정 전과 후의 자료를 비교하고 추가 피드백을 제공했으며 최종적으로 수정한 제안서는 실제 연구비 수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연구 주제나 핵심 아이디어를 새롭게 바꾼 것은 아니었다. 심사자가 처음 제안서를 펼쳤을 때 연구의 필요성을 파악할 수 있는지, 기존 연구의 한계와 새로운 연구의 차별성이 연결되는지, 그림과 문장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지를 중심으로 수정했다. 그 결과 첫 페이지에서 연구의 필요성이 더 빠르게 드러났고, 심사자가 연구의 가치와 독창성을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제안서 전체의 전달 방식이 달라졌다.
첫 페이지가 승부의 8할이다
제목, 연구의 필요성, 목표와 방법, 그림과 표까지 심사자의 눈으로 설계하라!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실제 제안서 작성 과정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제목을 정하는 일부터 연구의 필요성과 배경을 제시하고, 목표와 방법을 설계하며, 수행 역량과 기대효과를 드러내는 일까지 각 항목이 심사자의 판단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짚는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첫 페이지다. 심사자는 제안서를 처음부터 차분하게 읽기 전에 전체를 훑어보면서 첫인상을 형성한다. 따라서 첫 페이지는 단순히 연구 배경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니라 제안서 전체의 핵심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첫 페이지에는 세 가지가 드러나야 한다. 첫째, 왜 이 연구가 필요한가. 둘째, 연구가 성공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셋째, 무엇을 하려는 연구인가. 연구의 필요성과 파급효과, 핵심 주제를 첫 페이지의 글과 그림에 함께 담아야 심사자가 제안서의 방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실제로 자신이 작성한 장애물 투과 초음파 영상화 연구제안서의 첫 페이지를 사례로 제시한다. 장애물이 있으면 초음파 영상화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먼저 보여주고, 이를 극복했을 때 가능해지는 상황을 개념도로 설명한다. 그림의 캡션에는 새롭게 개발하려는 구조체와 연구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심사자가 복잡한 기술적 설명을 모두 읽기 전에도 연구의 필요성과 목표, 기대되는 변화를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첫 페이지에 배치하는 핵심 그림은 여러 이미지를 보기 좋게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야 한다. 문제 상황에서 출발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고, 제안하는 해결 개념과 기대효과로 이어져야 한다. 글은 그림이 전달하지 못하는 의미를 보완하고 핵심 메시지를 분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할 때도 단순히 관련 연구와 기술 동향을 길게 나열해서는 안 된다. 기존 연구가 어디까지 도달했고 무엇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지, 새로운 연구가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는지 보여줘야 한다. 심사자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선행연구의 방대한 목록이 아니라 현재 연구가 놓인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다.
목표와 연구 방법을 작성할 때는 최종 목표와 세부 목표를 구분하고 각각의 목표가 연구 내용 및 방법과 일대일로 연결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연구의 핵심 가설과 접근법을 분명하게 제시하되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예비 결과와 검증 계획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예상되는 위험 요소가 있다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대안 전략까지 보여주는 것이 좋다.
수행 역량을 설명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연구자의 업적과 논문 실적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과거의 연구 성과가 이번에 제안하는 연구와 어떻게 연결되고, 그 경험이 새로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공동연구라면 참여 연구자들의 이름이나 개별 역할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연구가 서로 연결되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도 보여줘야 한다.
기대효과와 활용방안에서는 막연하게 학문 발전이나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쓰는 것을 경계한다. 연구를 통해 무엇이 만들어지고 그것으로 무엇이 가능해지며 누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장기적인 비전 역시 실제 연구 결과와 연결될 때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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