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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2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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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06140
ISBN
9788954671781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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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0-05-20
페이지, 크기, 무게 476쪽, 140*210mm, 610g
목차
제4부
제5부
제6부
에필로그

해설 | 『죄와 벌』, 가엾은 살인자와 순결한 창녀의 기이한 만남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연보
저자소개
저자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82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마린스키 빈민병원 소속 의사로 근무한 아버지 미하일 안드레예비치 도스토옙스키와 어머니 마리야 표도로브나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38년 페테르부르크 군사 아카데미의 공병학교에 입학하지만 러시아 문학과 유럽 문학에 심취해 창작과 번역 활동에 주력했다. 1846년 중편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해 네크라소프와 벨린스키의 격찬을 받으며 "새로운 고골"이라는 문명을 얻었다. 1849년 페트라솁스키의 집에서 열리던 "금요회"에서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발언과 벨린스키의 금지된 글을 읽은 탓에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으나 처형 직전에 감형되어 시베리아에서 4년간 수형 생활을 하며 수차례 심각한 뇌전증 발작을 겪었다. 이후 병역 의무형을 이어가며 「어린 영웅」을 익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1859년 10년 만에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형 미하일과 함께 잡지를 창간하고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인다. 1864년 아내 마리야와 형 미하일이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 집필을 시작한 『죄와 벌』 마감을 위해 속기사 안나 그리고리예브나를 만나 1867년 재혼한다. 이후 그의 대표 장편으로 꼽히는 『백치』 『악령』 및 『작가 일기』 등을 꾸준히 출간했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마지막으로 1881년 1월 28일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이문영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 노어노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톨스토이와 평화』 『평화를 만든 사람들: 노벨평화상 21』(공저) 『폭력이란 무엇인가: 기원과 구조』(공저)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그 문학세계의 기반을 세운 작품

1849년 4월, 도스토옙스키는 사상 죄목으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가 참여해온 ‘페트라솁스키 모임’에서 벨린스키의 ‘고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일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 글은 차르 체제와 정교회를 옹호한 고골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당시 소지와 배포가 엄격히 금지된 문서였다. 이 사건으로 도스토옙스키는 팔 개월간 구금되었고 그해 말 총살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형이 집행되기 직전 특별사면되었고, 그는 시베리아에서 징역 사 년에 사병 복무 사 년, 도합 팔 년을 보내고 나서야 자유의 몸이 되었다.
유형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도스토옙스키의 정신세계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본디 이상주의적 사회주의자였던 도스토옙스키는 과거, 기존의 사회질서를 부정하고 사회주의 이상에 따른 질서를 세우고자 했다. 그러나 유형 이후 인간과 신을 향한 사랑을 가장 고귀하고 영원한 진리로서 추구하게 된 것이다. 그의 사상적 변화는 작품에도 명확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선을 넘은’ 자들,
그리고 진정한 구원으로 향하는 길

『죄와 벌』은 도스토옙스키의 첫 장편소설이자, 유형지에서 돌아온 후 달라진 그의 사상과 신념이 본격적으로 구현된 작품이다. 발표와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도스토옙스키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읽히는 대표작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대학을 다니다 형편이 어려워 잠시 학업을 중단한 청년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는 일을 오래도록 고민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계획을 실행한다. 살인 이후 그는 심한 신경증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한 주정뱅이와 그의 딸 소피야 세묘노브나(소냐)를 알게 된다. 더없이 선하고 고귀한 성품을 지닌 소냐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몸을 팔고 있다. 라스콜니코프는 소냐에게 자신의 살인을 털어놓는다. 결국 라스콜니코프는 자수하고, 소냐는 유형지까지 그를 따라간다. 이런 간결한 줄거리 탓에, 제목의 ‘죄’와 ‘벌’은 단순히 ‘살인’과 ‘죄책감’ ‘법적 처벌’로 오독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제목이 의도하는 바는 훨씬 더 함축적이고 사회적이다.
러시아어로 ‘죄’를 가리키는 단어 ‘преступление’는 ‘넘다’라는 동사 ‘преступить’에서 파생된 명사다. 즉 죄란 ‘선을 넘는 일’인 것이다. 이는 라스콜니코프의 이론과 이어진다. 그는 ‘선을 넘는 것’이 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태고로부터 위대한 입법자들은 모두 선을 넘은 사람들이며 모든 창조자는 ‘위대한 범죄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가 살인을 결심한 것 역시, 자신이 선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인지 그저 벌벌 떠는 피조물인지 알고 싶어서다. 라스콜니코프는 노파를 죽인 일을 죄라 인정하지 않는다. 그가 인정하는 죄는 끝내 ‘선을 넘어서지 못한 것’ 하나뿐이다. 그렇기에 그가 처음으로 받는 벌은 법적 처벌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 즉 자기 자신은 그저 재료에 불과한 평범한 인간이고 자신이 저지른 짓은 위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추악하고 비열한 짓이라는 고통스러운 깨달음이다.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에게 기대는 것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선을 넘었다고 여겨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해쳤듯, 소냐는 스스로의 몸을 타락의 길로 몰아세움으로써 스스로를 해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스콜니코프와 소냐는 같지 않다. 라스콜니코프는 자기 자신을 위해, 자기의 이론을 시험하고 스스로가 특별한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선을 넘으려고 했지만, 소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그후로도 타락에 물들지 않고 신앙을 지키며 스스로를 죄인이라 칭한다. 그 기반에는 인간과 신을 향한 깊은 사랑이 있다. 소냐는 『백치』의 미시킨 공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알료샤와 더불어 도스토옙스키가 그리스도를 닮은 ‘지극히 아름다운 인간’으로 그려낸, 궁극적인 구원으로서 묘사하는 인물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안에서 이성과 관념은 반드시 한계에 부딪친다. 그리고 그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것은 늘 사랑이다. 이념과 관념을 넘어 삶을 되찾게 해주는 진실된 사랑, 이것이 진정한 구원인 것이다.

모순적인 인간 심리의 심층부를 파고든
범죄에 대한 심리학적 보고서

『죄와 벌』은 살인사건을 다루는 범죄소설로, 살인을 전후로 한 범죄자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는 심리소설로, 살인의 배경이 된 사회악을 고발하는 사회소설로, 또한 나폴레옹 사상, 공리주의, 허무주의, 사회주의를 두루 다루는 철학소설로까지 다양하게 조명되어왔다.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을 ‘한 범죄에 대한 심리학적 보고서’라 칭하면서, 라스콜니코프의 살인이 ‘현재를 배경으로 한 지극히 현대적인 사건’임을 강조했다. 이 소설은 1865년 모스크바에서 실제 일어난, 스물일곱 살 청년이 중년여성 두 명을 도끼로 살해하고 돈과 귀중품을 훔친 사건에서 착상을 얻었다. 소설이 발표되기 직전인 1866년 1월에도 한 대학생이 고리대금업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범인은 때마침 들어온 하녀 역시 살해했다. 『죄와 벌』이 발표되고 소설과 실제 사건 사이의 놀라운 유사성에 모두가 주목하자, 도스토옙스키는 이에 대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현대성의 음울한 징후라 언급했다.

“아주 최근에 있었던 몇 가지 사건들로 나는 내 이야기가 전혀 기괴한 것이 아니라고 믿게 됐어요…… 한마디로 내 이야기가 현대성을 입증한다고 확신합니다.”_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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