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별 해설 553
작품 해설 니체 사상의 무르익은 결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737
프리드리히 니체 연보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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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
1844년 독일 레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독일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으로 쇼펜하우어의 의지철학을 계승하는 '생의 철학'의 기수(旗手)이며, S.A.키르케고르와 함께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지칭된다. 5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사별하고 어머니와 누이동생과 함께 할머니의 집에서 자랐다. 14세에 슐포르타 기숙학교에서 엄격한 고전 교육을 받고 1864년 본 대학에 진학하여 신학과 고전 문헌학을 공부했다. 1865년 라이프치히 대학으로 옮겨 문헌학 전공으로 학문을 이어나갔고 1869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곳에서 바그너를 알게 되어 그의 음악에 심취하였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심취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에 입문했다. 28세 때 첫 작품 『비극의 탄생』을 펴냈으며, 1873년부터 1876년까지는 독일과 독일민족, 유럽 문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위대한 창조자인 ‘천재’를 새로운 인간형으로 제시한 『반시대적 고찰』을 집필했다. 1879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재직중이던 바젤 대학을 퇴직하고, 이후 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요양지에 머물며 저술 활동에만 전념했다. 1888년 말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며 이후 병마에 시달리다 1900년 8월 25일 바이마르에서 생을 마감했다. 현재까지도 유고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이 유고들은 니체연구 학자들에 의해 현재 독일에서 니체전집으로 출간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저서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디오니소스 송가』, 『이 사람을 보라』, 『바그너의 경우』, 『즐거운 지식』, 『도덕의 계보학』, 『우상의 황혼』, 『선악의 저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침놀』, 『반시대적 고찰』, 『생성의 무죄』, 『힘에의 의지』, 『우리 문헌학자들』 등이 있다.
역자 : 권혁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쾰른대학교에서 프란츠 카프카 연구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인천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다섯 번째 여자』 『소송』 『모래 사나이』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카프카 단편집』 『성』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밤 풍경』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니체 사상의 원천이 담긴 “미래의 성서”
욕망하고 창조하고 변혁하는 인간을 위한 찬가
“나의 저서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독보적이다. 수천 년간 퍼져나갈 목소리를 지닌 이 책은 존재하는 최고의 책일 뿐 아니라 또한 가장 심오한 책이다. 가장 깊은 진리의 풍요로부터 태어난 책이며 고갈되지 않는 샘물이다. 이 책은 미래의 성서이자 인류의 운명을 내재하고 있는, 인간적 창조성의 최대 폭발이다.” _프리드리히 니체
프리드리히 니체는 서양 정신의 근저에 흐르는 기독교적 가치와 전통적 도덕률에 저항하며 스스로를 “반도덕주의자” “디오니소스의 제자” “성자보다는 사티로스”라 내세우며 서구 철학사에서 시대를 초월한 명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펴냈다. 니체에 관한 묵직한 연구서를 펴내기도 한 하이데거는 그를 두고 “세계사에 대한 결정적 물음을 제기하고 그 물음이 지닌 형이상학적인 함의를 숙고한 최초의 사상가”라 말했으며, 그의 저서를 열성적으로 탐독한 푸코는 “니체는 나에게 하나의 계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체가 등장한 이래로 철학을 하는 모든 사람은 니체 앞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야스퍼스의 말대로, 서구 철학사에서 그의 등장은 “하나의 사건”이었고 클로소프스키, 들뢰즈, 야스퍼스, 융, 프로이트, 헤세, 만, 츠바이크, 브레히트, 프루스트, 카뮈, 조이스, 울프 등 여러 철학자-심리학자-작가가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 스스로가 꼽은 자신의 “최고의 책”이자 “미래의 성서”로,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니체는 1883년 서른아홉에 1부와 2부를, 마흔에 3부를, 마흔하나에 4부를 자비로 발표했으며, 현재의 총4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처음 출간된 것은 그의 정신이 붕괴된 1892년 마흔여덟 살 때의 일이었다. 니체 사상의 난숙기에 나온 가장 전복적인 이 저작은 그러나 당대에는 널리 읽히지 못했다. 부제(‘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에서 보듯, “차라투스트라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귀”는 아무나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카뮈가 짚었듯, 니체는 이 책을 통해 하늘의 신 대신 대지를, 영혼 대신 몸을 긍정함으로써 허무주의를 극복하고 창조적 의지를 통한 인간 자신의 자기구원 신화를 새로이 써냈다. 신화적 성서적 알레고리와 상징, 호메로스의 서사시, 괴테의 『파우스트』, 바그너의 음악극 등 고전문헌학과 음악과 시에 심취했던 니체의 전력이 가장 역동적이고 전복적인 언어형식으로 발휘된 이 책에서 독자는 니체 사유의 핵심적 아이디어(초인, 영원회귀, 권력에의 의지)의 빛나는 원천을 확인할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의 하산(내려감)과 고독한 은둔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총4부의 이 시적 산문은,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경전 속 예언자-현자들의 서사적 패러다임과 유사한 구조를 띤다. 1부는 이 책 전체의 배경을 압축한 「차라투스트라의 머리말」과 22개의 장으로 구성된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으로 나뉜다. 차라투스트라는 십 년의 은둔을 깨고 산속에서 인간세계로 내려가 “신은 죽었다”는 선언과 함께 자기극복으로서의 ‘초인’을 가르치나 결국 다시 자신의 동굴로 돌아온다. 여기서 그 유명한 인간 정신의 세 단계 변화, 즉 낙타(기존 가치에 대한 순종), 사자(자유 창출을 위한 부정의 정신), 어린아이(창조적 순수 긍정)의 설교가 나온다. 2부는 22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1부와 마찬가지로 차라투스트라가 고독을 깨고 인식하는 자에서 다시 활동을 갈망하고 동경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동굴에서 나온 그는 선하고 의로운 자들과 타락한 지식인들의 거짓 가르침에 맞서 ‘행복의 섬’에서 자기극복과 참된 행복의 길에 대해 가르친다. 그러나 다시 모든 벗을 떠나 자신의 고독 속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니체 철학의 또하나의 핵심인 삶의 본질적 동력인 ‘권력에의 의지’가 주요하게 묘사된다. 3부는 16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차라투스트라가 ‘행복의 섬’과 벗들을 떠나 자신의 동굴로 귀환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오랜 시간 사람들 사이에서 머물던 그는 다시 황폐해진 자신을 일으키고자 자신의 고향인 고독 속으로 돌아가며 삶을 통찰한다. 여기서 ‘영원회귀’ 사상이 의미심장하게 전개되며, 마지막 장인 「일곱 개의 봉인」에서 일곱 번 반복되는 구절(“나는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오, 영원이여!”)에서 보듯, 차라투스트라는 이 세계와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는 인식에 도달한다. 마지막 4부는 20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니체가 밝혔듯 이 4부의 주제는 차라투스트라에게 최종의 시련인 ‘시험과 유혹’의 장이다. 인간들 사이에 나서지 않고 자신의 동굴에서 늙어가던 그는 어디선가 도와달라는 절박한 외침을 듣고 동굴 밖을 나선다. 10장 「정오에」를 기준으로, 전반부는 그가 아홉 명의 우월한 인간을 차례로 만나 자기 동굴로 초대하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동굴 안에서 그들과 만찬을 나누며 축제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그들에게 창조자의 길, 초인의 길을 가르치는 차라투스트라는 영원회귀의 진리를 깨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우월한 인간들에 대한 동정심을 극복하고, 다음날 아침 그들을 뒤로하고 자신의 궁극적 과업인 초인의 도래를 맞이하고자 다시 길을 나선다.
이렇듯 니체의 시적 언어와 혁명적인 사유가 담긴 역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독자들에게 기존의 가치체계를 재고하고, 자기극복의 변혁적 힘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역동적인 서사시와도 같다. 차라투스트라가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라고 정의하듯, 그의 인간 존재에 대한 사랑과 운명애로 이어지는 삶-생성에 대한 디오니소스적 긍정은 결국 인간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 즉 기존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는 실존적 요구와 긴밀히 연관된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무엇인가를 창조하려는 의지를 발휘하여 삶을 일구어나가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기에, 오늘날에도 수많은 이에게 끊임없는 영감과 놀라운 통찰을 제시하는 책으로 회자되고 있다.
시적 언어와 전복적인 격언으로 가득한 서구 철학사의 명저
200쪽에 달하는 장별 해설과 함께 읽는 니체의 “피로 쓰인 글”
“이 번역본에서는 본문을 우리말로 정확히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장별 해설’을-소제목을 붙여가면서-시도해보았다. 니체가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나는 피로 쓰인 글만을 사랑한다’라고 했던 것처럼, 저자의 영감과 열정이 담긴 이 텍스트가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피와 같은 생명력으로 고스란히 되살아났으면 하는 소망에서 산고를 감당했다.” _권혁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철학과 예술적 기획이 집약적으로 드러난 저작이나 논리적 체계나 정연한 사상적 흐름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다. 아포리즘처럼 드러난 선언적 문장들은 성경, 루터의 산문, 괴테의 시, 바그너의 음악극 등에서 길어온 해체적 사유를 함께 거느리고 있다. 뱀, 독수리, 사자, 올리브, 포도덩굴, 무화과 등 동식물의 우화적 상징에서부터 ‘초인’ ‘권력에의 의지’ ‘영원회귀’ 등 니체 사상의 핵심적 구상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저간의 여러 출간 사정을 보듯 주석과 해설이 불가피하게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이 책을 수려하고 정확히 옮기는 데 공들인 권혁준 교수는, 연구서에 필적할 만한 200쪽 분량의 장별 해설과 이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 해설을 부록으로 실어, 독자에게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안배했다. 니체의 빛나는 원문 자체를 독자 스스로가 개별적으로 음미하고 해석해나가면서 (이 책을 가리켜 “다섯번째 복음”이라고 니체가 말한 대로) 기독교 성서의 패러디로 읽힐 수 있는 성서와 연관된 문장이나 어원적 배경지식 등이 필요한 곳에만 면주를 달아 니체 사상의 전복적 가치를 비교-유추해볼 수 있게끔 했다. 뒤에 부록으로 실린 장별 해설을 통해서는, 생생한 우화와 독창적인 비유로 제시되는 니체의 문장들이 자칫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거나 시대적 전기적 사상의 흐름의 변천과 더불어 이해되어야 할 필요한 있는 경우 주요 골자들 위주로 조목조목 짚음으로써, 니체 사유의 단초를 풍성하고 명징하게 곱씹어볼 수 있게 했다. 원문 번역서와 연구서가 합해진 이 이례적인 한국어 판본을 통해 독자는 서양철학사에서든 독문학사에서든 명저로 꼽히는 분류하기 힘든 이 책의 진가를, 니체의 “피로 쓰인 글”이 열어젖힌 해방의 정신을 좀더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니체가 또다른 신앙의 교리서가 아니라 함께 길을 개척하고 창조하자고 촉구하는 “미래의 성서”로서 이 책의 여정을 닦아나갔듯, 욕망하고 변혁하며 자신만의 삶을 창조해나가려는 자들에게 이 책은 고갈되지 않는 사색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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