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프린들’ 전설의 시작을 알린 작품 『프린들 주세요』가 국내 출간 25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들을 만난다.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어린이들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 이 작품의 매력은 매일매일 언어를 쓰는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한 데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쓰는 단어들, 이를테면 펜과 책 같은 단어는 어떻게 생겼을까? 또 하루걸러 탄생하는 신조어들은 어떻게 사회에 퍼지게 되는 걸까? 이와 같은 어린이들의 궁금증을 콕 짚어낸 앤드루 클레먼츠가 처음 써낸 동화가 바로 『프린들 주세요』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6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국내에서는 초등, 중등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사랑한 동화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 작품이 전 연령을 사로잡은 힘 또한 명확하다. 그레인저 선생님과 학생 닉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상대의 결정을 존중하는 믿음직스러운 사제 관계를 그려 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읽혀 온 『프린들 주세요』는 개정판을 맞아 현시대에 맞게 번역을 다듬었으며, 클래식한 작품에 걸맞은 흑백 그림으로 닉과 그레인저 선생님을 신선하게 선보인다. 학교생활 이야기의 거장 앤드루 클레먼츠는 작가 생활의 시작이자 대표작인 『프린들 주세요』의 후속편 『프린들 파일』을 유작으로 내놓으며, 국내외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세대를 불문하고 책장에 오래도록 간직될 동화가 옛 독자와 오늘날의 독자를 새롭게 마주한다.
목차
닉
그레인저 선생님
질문
낱말 찾기
발표
멋진 아이디어
낱말 전쟁
칼보다 강한 것
체스
언론의 자유
특종! 다들 읽어 보세요!
텔레비전에 나오다
파문
닉의 마음속에서는
최후의 승자는……
옮긴이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글 : 앤드루 클레먼츠 (Andrew Clements)
작가 Andrew Clements는 1949년 New Jersey에서 태어난 미국의 동화작가이다. 그는 독서 애호가셨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책과 도서관을 아주 좋아해, 선생님이 되어서도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를 즐겼다고 한다. Springfield High School 3학년 시절, 영어 시간에 시를 써서 A를 받고, 시가 꼭 출판 되길 바란다는 선생님의 칭찬에 힘을 얻어 Northwestern University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National Louis University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Chicago 북부의 공립 학교에서 7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노랫말을 붙이는 작업을 시작으로 출판계 일을 시작하여, 제일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한 책이 A Country Christmas Treasury이다. 그는 어린이 그림 책의 글을 쓰면서 시작했으며 1990년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는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해 1996년 Frindle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 놓게 되었고 이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대부분의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독자에게 관심을 유발하는 특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현재 클레멘스는 네 자녀, 그리고 부인과 함께 메사추세츠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웨스트보로에 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Big Al》, 《프린들 주세요》,《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 《성적표》 《벤저민 프랫 학교를 지켜라 1,2,3》 등이 있다.
그림 : 이영림
국민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의 킹스턴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을 다녔어요. 서울과 영국에서 회화와 일러스트를 전공하였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하고, 이야기 너머를 상상하며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자연스럽게 화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현재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간질간질합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내 걱정은 하지마』, 『달그락 탕』, 『마법 젤리』, 『깜깜이』 등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 『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 『열려라, 한양』, 『아드님, 진지 드세요』, 『최기봉을 찾아라!』,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 『화장실에서 3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법, 법대로 해!』, 『탐정 김영서』, 『용기란 뭘까?』, 『몽골에 맞선 나라 고려』, 『떡이요, 떡! 내 동생 돌떡이요!』, 『제비 따라 강남 여행』, 『베개 애기』 등이 있습니다.
학생과 선생님의 유쾌하고도 진중한 낱말 전쟁
“사전에 나오는 말은 바로 ‘우리’가 만드는 거란다.”
링컨 초등학교의 대표 장난꾸러기 닉은 선생님들을 골탕 먹이기 일쑤다. 하지만 닉의 꾀가 먹히지 않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독불장군으로 불리는 영어 담당 그레인저 선생님이다. 닉은 영어 사전을 수업의 법으로 여기는 선생님에게 “거대한 사전의 낱말들은 모두 어디에서 온 거”냐며 강수를 날리지만,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편이 훨씬 의미 있을” 거라는 답을 들으며 오히려 숙제 덤터기를 쓰게 되고 만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닉이 아니다.
“예를 들어 ‘개’라는 말이 꼬리를 흔들며 왈왈 짖는 동물을 뜻한다고 누가 정했나요? 누가 그런 거죠?”
선생님이 닉이 던진 미끼를 물었다.
“누가 개를 개라고 했냐고? 네가 그런 거야, 니콜라스. 너와 나와 이 반에 있는 아이들과 이 학교와 이 마을과 이 주와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모두 그렇게 하자고 약속한 거야. (…) 사전에 나오는 말은 바로 ‘우리’가 만드는 거란다.” (49~50쪽)
선생님의 “네가 그런 거야,”라는 한마디는 닉의 가슴을 울린다. 어릴 적 음악이라는 단어를 제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던 닉의 오래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닉은 하굣길에 발견한 ‘펜’을 보고 불현듯 ‘프린들’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학교 너머 세상을 뒤집어 놓을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엄연히 존재하는 단어 대신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기, 언어의 탄생을 직접 실현해 내기! 이날부로 닉과 그레인저 선생님은 ‘프린들’이라는 말을 둘러싸고 낱말 전쟁을 벌이게 된다. 그레인저 선생님은 그 누구보다 전통과 규율을 중요시하는 기성세대이기에, “다채롭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단어의 변화를 탐탁지 않아 한다. 하지만 그는 “사람은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볼 수는 있지만 그것을 늦추거나 막거나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는 법”이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어른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어린이와 수용의 시간이 필요한 어른, 이 유쾌하고도 진중한 낱말 전쟁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시대를 막론하고 십 대 또래 간의 은어가 존재하고 있기에, 주인공 닉이 만들어 낸 ‘프린들’이라는 새 낱말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단순한 장난으로 만든 단어가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언어가 사회의 공통된 ‘약속’으로 생성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글을 읽고, 쓰고, 말하며 다양한 언어로 소통하고 있다. 말장난이 단어의 탄생으로 변화되는 과정 속에서 어린이 독자들은 언어의 힘과 본질을 다시금 깨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닉의 프린들처럼 자신이 만든 단어를 모두가 쓰게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작품이다.
어린이를 믿고 성장을 기다려 주는 참된 어른
일파만파 퍼지는 ‘프린들’ 소동에 그레인저 선생님은 닉에게 이 일을 멈추지 않겠냐고 묻는다. 하지만 친구들과 그 단어를 쓰기로 ‘맹세’했기에,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며 당당하게 나서는 닉을 보고, 선생님은 이전의 근엄한 눈빛 대신 온정 가득한 얼굴로 편지 한 통을 내보인다. 하지만 닉에게 편지 겉봉에 이름을 쓰라고만 할 뿐, “이 사건이 완전히 끝나면 줄게.”라는 말과 함께 편지는 건네지 않는다. 이 낱말 전쟁은 대체 언제 끝나게 되는 걸까? 끝나지만 않을 것 같던 승부는 닉이 먼 훗날 대학교에 입학한 뒤에야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그레인저 선생님이 보낸 편지 한 통으로부터 말이다.
프린들이라는 낱말은 세상에 태어난 지 3주도 안 됐어. 난 이제 이것이야말로 교사로서 소망하고 꿈꿔 온 기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총명한 학생들이 고리타분한 교실에서 배운 생각을 받아들여 그것을 세상 속에서 실제로 실험하는 모습을 지켜볼 기회인 거야. (148~149쪽)
이야기 내내 악역으로 보이던 그레인저 선생님은 사실상 누구보다 닉의 프린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해 온 사람이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대립으로 보인 낱말 전쟁은 그레인저 선생님의 철저하고 강인한 태도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무엇보다 닉이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이끈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계획이었다. 긴 세월 끝에 ‘프린들’이 사전에 등재되고, 이 흥미로운 실험을 묵묵히 지켜본 그레인저 선생님의 모습은 어린이 성장의 밑거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하는 감동적인 대목이다. 매해 새로운 언어가 탄생하고 기존의 언어가 사회의 약속 안에서 수많은 변화를 거쳐 나가듯이,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서도 예기치 못한 변화의 순간은 수없이 찾아온다. 어린이는 순식간에 자라나지 않는다. 어른과 달리 이 사회를, 세상의 여러 존재들을 마주하는 데에는 더욱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닉의 프린들이 하루아침에 태어난 게 아니듯이 말이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프린들 주세요』에는 그 당연한 이치가, 어린이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참된 어른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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