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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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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51882
ISBN
9791166844584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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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1-26
페이지, 크기, 무게 188쪽, 150*210mm, 244g
목차

들어가며 폭력의 정치 프레임 재편을 향한 평등주의 공동체의 윤리 투쟁

1장 프레카리티 정치, 몸의 정치학과 윤리적 의무
2장 비폭력 윤리와 평등주의 상상계
3장 포스트 팬데믹 우울증
4장 살 만한 삶, 그리고 여전히 젠더

나가며 우리 모두의 살 만한 삶과 평등한 애도 가능성을 위하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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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조현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저서로는 『젠더는 패러디다』,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개인의 탄생』, 『개인의 탄생』 등이 있고, 역서로는 『안티고네의 주장』, 『젠더 트러블』, 『젠더 허물기』,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이 있다.
출판사 서평
젠더 이론가로 널리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는 9·11 테러 이후 ‘나’에서 ‘우리’로 시선을 옮기며 젠더에서 정치윤리로 학문의 전환을 이룬다. 『빈손의 역설』은 저자인 조현준 교수가 주디스 버틀러의 정치윤리학을 조명한 글 네 편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지크문트 프로이트 등 버틀러의 사유에 영향을 준 철학자들을 호명하며 버틀러의 후기 저서에 담긴 의미를 살피고 거기서 벼려낸 통찰로 이론과 현대 사회의 풍경을 잇는다.

폭력적인 사회에 비폭력으로 맞서는 법
연대의 현장에서 찾아낸 취약성의 또 다른 의미

버틀러의 정치윤리 사상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이다. 부자와 빈자, 다수자와 소수자 할 것 없이 사람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 없이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저자는 인간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한나 아렌트의 ‘다원성’, ‘비선택적 공거’ 개념과 결합하여 보편적 프레카리티에 입각한 정치로 정리한다. 프레카리티, 즉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을 사람들 간의 ‘비토대적 연결점’으로 삼아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평등의 윤리적 의무를 지는 보편적 프레카리티 정치는 버틀러의 사상에서 정치와 윤리가 접합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근대 인권선언 이래로 프레카리티는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하며 서로를 끌어내리고 약자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만드는 근거로 활용되어 왔다. 사람들 간의 공감과 존중을 방해하는 혐오와 증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방법으로 소수자들 간의 상호 연대와 비폭력 저항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비폭력은 단순히 저항하지 않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억압받는 소수자가 상호 의존으로 연대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비폭력이다. 이 지점에서 취약성은 두 번째 의미를 얻게 된다. 집회라는 수행성의 장에서 소수자들의 취약성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불평등을 공론화하고, 몸으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정치적 행위 주체성이자 폭력에 비폭력으로 대항할 힘이 된다.

존재하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과
누구나 살 만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는 사람들 사이의 결속을 끊고 기술, 의료,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사람들은 개인의 생존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평등 사회에 대한 지향으로부터는 단절되었다.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관계를 이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살 만한 삶’의 필수 요소인 사회적 소속감이나 연대감을 잃고 ‘포스트 팬데믹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버틀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애도조차 금지되는 특정한 대상의 상실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우울증이 된다고 보았다. 저자는 버틀러의 우울증 개념에서 사회적, 정치적 자원, 특히 애도의 불균등한 분배에 관한 윤리적 성찰을 이끌어 낸다. 죽음을 애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과 같으므로, 살 만한 삶을 위해서는 ‘평등한 삶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평등한 상실의 애도 가능성’도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그는 우울증의 자기 파괴에 대항해 자아를 지키고 연대를 이어나갈 동력으로 조증과 비판력의 실천력에 주목한다. 조증을 통해 주체를 좀먹는 우울증의 혐오와 분노를 외부로 돌려 ‘약자와 실패자들이 연대할 사회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평등한 삶의 가능성’, ‘상실의 평등한 애도 가능성’을 보장하는 보편적 삶의 감수성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의 상상력에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더 나은 대안적 상상계를 상상하는 것은 더 나은 삶과 공동체를 만들 씨앗이 된다. 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가 불러온 사회의 보수화와 양극화로 평등한 사회에서 한 발짝 멀어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인간의 근원적인 취약성을 기반으로 연대하여 공통된 가치를 탐색하고 협주된 상상에 기반해 대안적 세상, 평등주의 상상계를 추구해 나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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