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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한국어 - 오늘의 젊은 작가 56 양장본
문지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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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72687
ISBN
9788937477430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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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5-22
페이지, 크기, 무게 268쪽, 128*188mm, 375g
판형 양장본
책소개
문지혁 장편소설 『실전 한국어』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2020년 출간된 『초급 한국어』와 2023년 출간된 『중급 한국어』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중급 한국어』 이후 많은 독자가 ‘고급 한국어’의 집필을 고대해 왔다. 고급이 아니라 실전인 이유는, 이것이 한국어 수업일 뿐만 아니라 문학 수업이기 때문이다. 문학 수업은 인생 수업이고 인생에는 고급이 없다. 인생은 언제나 실전이다.

『초급 한국어』와 『중급 한국어』에서 대학 임용에 도전해 왔던 주인공 문지혁은 『실전 한국어』에서도 K대학 임용에 지원하나 탈락한 뒤, 구청의 ‘나도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뽀개기’ 수업을 맡게 된다. 소설은 그 후 펼쳐지는 강의와 육아, 글쓰기의 시간을 그린다. 이야기의 문법을 가르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인생은 그 어떤 공식에도 들어맞지 않는다는 걸 몸소 경험하는 문지혁. 『실전 한국어』는 이야기의 법칙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구보다 이야기와 배치된 삶을 살아가는 아이러니 속에서 문학과 삶이 서로를 배반하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관계를 섬세하게 보여 준다.
목차
1 평범한 세계 9
2 모험이 우리를 부를 때 29
3 하마르티아 53
4 멘토와의 만남 75
5 첫 번째 관문 93
6 적과 동지 113
7 동굴 가까이 133
8 가장 깊은 곳 161
9 검을 얻어서 187
10 집으로 가는 길 207

작가의 말 235
작품 해설 241
저자소개
저자 : 문지혁
소설가, 번역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전문사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인문사회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단편소설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중급 한국어』, 『초급 한국어』, 『비블리온』, 『P의 도시』, 『체이서』, 소설집 『고잉 홈』,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사자와의 이틀 밤』, 작법 에세이 『소설 쓰고 앉아 있네』, 번역서 『동물 농장』, 『라이팅 픽션』,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등이 있다. 문학과 책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문지혁의 보기드문책]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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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인생은 어차피 평행우주라지만,

‘한국어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은 소설 속 ‘나’와 소설 밖의 ‘나’ 사이에 존재하는 묘한 긴장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소설가와 동일하게 ‘문지혁’이고, 그의 삶은 작가의 삶과 여러 면에서 겹친다. 하지만 소설 속 현실과 소설 밖 현실은 “평행우주”처럼 비슷하면서도 어긋나 있다. 평행우주란 서로 닿지 않는 세계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소설 속 지혁과 소설 밖 지혁이 아무리 닮았다 한들 결코 동일인은 될 수 없다. 이야기와 삶이 아무리 가까워도 끝내 포개지지 않듯이. 『실전 한국어』는 겹쳐질 수 없음을 슬퍼하는 대신 차라리 그 간격을 이야기가 시작되는 자리로 삼는다. 만나지 않아서 계속될 수 있고, 계속되기에 예기치 않은 변화가 발생한다.

■ 자조와 유머의 협업

문지혁의 이력은 화려하다. 한마디로 ‘고스펙’이다. 뉴욕에서의 생활, 두 개의 석사 학위, 영어 강의 경력, 다수의 출판 작업까지. 그러나 그의 손에 들린 건 좌절과 낙담의 무한 반복이다. 대학의 전임 교수 자리도, 소설가로서의 인정도, 그에게는 너무 멀리 있다. 다소간의 짠함이 없는 건 아니나 이 소설을 지배하는 분위기는 웃음이다. 문지혁은 자신의 씁쓸한 상황을 끊임없이 유머의 소재로 활용한다. 냉소가 아니라 웃음을 선택한 것이다. 이 유머는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다음 판에 뛰어드는 사람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품위 있는 태도다. 덕분에 문지혁의 자조는 비극이 아니라 위안이 된다. 평행 우주의 연속에서도 유머와 자조만은 절묘하게 만난다.

■ 끝말잇기 하는 마음

소설의 중간중간, 지혁은 딸 은채와 끝말잇기 게임을 한다. 다람쥐, 쥐구멍, 멍게, 게시판, 판타지, 지식, 식당, 당근, 근엄…… 끝말잇기는 예측 불가능하다. 상대가 어떤 말을 던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규칙이 있다. 끝이 다음의 시작이 된다는 것. 끝말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끝말을 잇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 마치 문지혁의 인생처럼.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개연성도 없고, 계획도 자꾸 어긋나지만, 그는 인생이 걸어오는 끝말잇기 게임에 군말 없이 응한다. 구청의 강의 요청에 응하고, 낯선 노트를 받아들고, 유튜브에 새 채널을 만든다. “언제나 예고 없이 시작하는 이 초대에 응하기로” 하는 것. 『실전 한국어』가 환기하는 삶의 규칙이다.

■ 문학적 배움

『실전 한국어』에서 문지혁은 교사다.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 낸시 O. 스미스의 스토리텔링 4요소, 플롯과 하마르티아와 아나그노리시스. 그는 학생들에게 좋은 이야기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그러나 강의실에 앉아 있는 어느 수강생의 질문은 지혁이 수업에서 가르쳐 온 모든 이야기의 문법을 단번에 흔들어 놓는다. “이야기로 만들면 다 말이 되잖아? 근데 그게 맞아요?” 말이 안 되는 삶, 인과와 개연성으로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 이야기를 가르쳐 온 문지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건 누구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끝말잇기가 아름다운 건 어떤 말도 완전한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말이 안 되는 것들을 모아 말이 되게 만드는 일이고, 그 일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이야기의 학교에는 졸업이 없다. 『실전 한국어』는 오늘도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며 실전 인생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담담하고 따뜻한 인생 수업이 되어 준다.

■ 작가의 말에서

우리 각자의 이야기가 노래를 거쳐 기도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서로의 안부를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단어장에서 이 문장들이 지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나요? 어디가 아파요?

■ 해설에서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그때, 우리의 앎과 이해가 무너지는 그 자리에서만 열리는 남다른 배움의 영역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야기가 삶을 완전히 수습하지 못하고, 의미가 최종적인 결론으로 굳어지지 못한 채 흔들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실전 한국어』는 문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고유한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중략) 『실전 한국어』는 무지 앞에서 자신을 열어 둘 수 있고, 이해 불가능한 것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주체들, 다시 말해 지극히 평범한 기적을 보여 주는 사람들을 향한 헌사이다. -강동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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