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 관아의 공노비인 장영실은 머리가 좋고 성실하여 노비임에도 불구하고 관아의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살아간다. 어느 날, 장영실은 여동생 분희와 함께 고개 너머 재릿골로 심부름을 가는 길에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어둠’과 만나게 된다. 장영실은 가까스로 어둠을 피하는데, 여동생 분희는 어둠에 휩쓸려 사라지고 장영실은 동생을 잃어버린 슬픔에 크게 상심한다. 세월이 흘러, 조선에서는 전국에서 괴이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고 세종대왕은 괴이한 일들을 전담하여 해결하는 조직인 ‘조선 괴이 탐정단’을 만든다. 장영실은 괴이 탐정단에 불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광대 관탈야, 겸사복 이광평, 무녀 화섬, 도박꾼 강인손, 동궁별감 나운산, 여진족 아륙, 퇴마사 황 도인과 만나게 되는데……. 과연 장영실은 조선 괴이 탐정단과 함께 조선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일들을 해결하고 분희와 재회할 수 있을까?
목차
빛과 어둠
괴이함의 괴이함
동농골로 향하다
보이지 않는 존재
밝혀지는 비밀
시험대
새로운 시작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2006년 역사 추리 소설 『적패』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과 논픽션, 일반 소설부터 동화, 청소년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빙하 조선』, 『기억 서점』,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온달장군 살인사건』, 『무덤 속의 죽음』 등이 있으며 다양한 앤솔러지를 기획하고 참여했다. 그 밖에 웹 소설 『태왕 남생』을 집필했으며 웹툰 『서울시 퇴마과』를 기획했다.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암행어사의 암행이 어두울 암(暗)에 움직일 행(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줄곧 ‘어둠을 걷는다’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꿈속에서 어둠 속을 걸어가는 한 남자를 보게 되었다. 그때 ‘어둠의 길을 걷는 어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떠올렸고, 오랜 시간을 거쳐 조금씩 완성해 나갔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송현우가 아니라 이명천의 포지션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어둠 속을 걸어가는 사람’은 쫓는 쪽보다는 쫓기는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었고, 조선 시대의 다양한 기담과 전설들을 더해서 이야기를 완성했다.
열두 살 장영실은 부산 동래 관아 소속의 관노이다. 어머니가 관아 소속의 기생이었기 때문에 조선의 종모법 원칙에 따라 장영실은 관노가 되었다. 비록 노비의 신분을 타고났지만, 장영실은 머리가 매우 좋았고 어린 나이임에도 관아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해결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다. 부산 동래 관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살아가던 어느 날, 장영실은 여동생 분희와 함께 재 너머 마을로 심부름을 가게 되는데……. 분희와 장영실의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계속해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어둠이었다. 둘은 어둠을 피해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장영실은 가까스로 살아남지만 분희는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어둠에 휩쓸려 행방을 알 수 없게 된다.
동생을 잃어버린 슬픔으로 몇 년이 흐른 뒤, 조선에서는 전국에 괴이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고 세종대왕은 이에 조선의 괴이한 일들을 해결해 줄 특수한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장영실은 머리가 좋기로 소문이 나 선발되었고, 그렇게 합류하게 된 것이 바로 ‘조선 괴이 탐정단’이었다.
‘조선 괴이 탐정단’에는 전국을 누비며 여러 사람을 만나 정보력이 엄청난 광대 관탈야, 소문난 무당의 딸인 화섬, 여진족 전사 아륙, 도박의 신 강인손, 어딘가 간사해 보이는 퇴마사 황 도인, 왕의 친위대 겸사복의 대원인 이광평, 세자의 경호원인 동궁별감 나운산 같은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들의 첫 번째 임무는 이상한 불빛과 구름이 한참이나 마을을 떠돌고,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절벽 위에 버젓이 꽃이 피어났다고 하는 동농골에 대한 조사다. 탐정단 일행은 동농골에서 알 수 없는 어둠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는데……. 과연 그 어둠은 장영실이 찾던 그 어둠일까? 장영실은 과연 조선의 괴이한 일들을 해결하고 여동생 분희를 어둠에게서 구할 수 있을까?
퍼즐을 풀 듯 사건의 조각을 맞추어 가는
흥미진진 조선판 미스터리 판타지
《조선 괴이 탐정단- 두억시니 동굴의 비밀》은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곳까지 끝없이 따라붙는 어둠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선 시대라고 하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주인공 장영실은 관노비의 신분으로 살아간다. 비록 노비지만 천재로 인정받으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장영실. 그러나 그는 높은 신분의 벽 앞에서 늘 부당함을 경험하고, 그런 부당함이 일상이 되어서 무감각해졌으며, 그래서 크게 좌절할 일은 없지만 늘 미지의 공포를 경험하며 불안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러한 공포는 이 소설 속에서 자꾸만 뒤를 따라붙는 어둠으로 형상화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조선이라는 거대한 신분제 사회에서 각자 공포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노비부터 임금에 이르기까지 예외는 없다. 조선이라는 사회에 괴이한 일이 곳곳에 벌어진다는 설정은 어둠에 대한 공포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병리 현상임을 보여 주고 있다. 조선 사회의 어둠, 밤, 동굴 같은 두려움의 심연 속에서 등장하는 것은 두억시니 같은 요괴들이고, 이 요괴들은 존재 자체가 불행이며 억울한 사연을 지녔다.
이 책은 겉보기엔 매우 흥미진진한 ‘조선판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이지만 이렇듯 우리가 사는 현대에도 매우 유의미하고, 현실 적용 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상 보이지 않는 신분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 늘 어떤 불행이 닥쳐오지 않을까 불안함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 그 현대인들이 모여서 만들어 낸 ‘사회적 병리 현상’이 곳곳에 목격되는 이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여덟 명의 매력적인 영웅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어둠과 싸워 이기는 이 이야기는 놀랍도록 긴박한 전개로 독자를 매료시키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우리만의 독특한 전설 속 요괴들이 등장해 서양의 판타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을 판타지 세계 속으로 끌어들인 독보적인 상상력은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더 생생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부디 더 많은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재미와 진지한 성찰을 함께 챙겨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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