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지미 리아오 (Jimmy Liao)
1998년부터 그림책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열풍을 일으키면서 국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어 그의 작품은 이미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한국, 일본, 태국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지금까지 40여 종이 넘는 책이 출판되었으며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한 상당수 작품이 뮤지컬, 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졌다. 『미소 짓는 물고기』를 각색한 애니메이션은 2006년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별이 빛나는 밤』을 각색한 영화는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2011년 말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꼽혔다. 지미는 2003년 스튜디오보이스지의 ‘아시아에서 가장 창의적인 인물 55인’에 선정되었고, 2007년에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대만 인물지’ 6대 인재로 선정되었다.
역자 : 박지민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중국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전공서보다 중국 문학을 즐겨 읽었고, 좋아하는 중국 노래의 가사를 옮기다 표의문자의 매력에 빠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앞으로도 좋은 중국 책을 소개하고 옮기며, 생각과 마음을 잘 쓰는 문자 노동자로 살아가고 싶다. 옮긴 책으로 『주식 초보자도 수익을 내는 워런 버핏 투자법』,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나와 디탄』, 『앙코르 인문 기행』, 『그 산 그 사람 그 개』, 『딜라 문스톤 원정대』, 『악어오리 구지 구지』, 『행복한 의자나무』 등 80여 종이 있으며, 『중국의 자연유산』, 『China 중국 서남부』 등을 집필했다.
출판사 서평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걸까? 기억하고 있다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걸까?
이 책은 1999년 9.21 타이완 대지진 직전에 출간되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외로운 마음들을 보듬어 준 책이다. 마치 미소 짓는 달을 가득 실은 트럭이 슬픔에 잠긴 캄캄한 도시마다 환한 빛을 퍼트리는 것처럼.
도시를 뒤덮었던 바깥의 어둠은 걷혔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둠은 오히려 깊어만 가고, 사람들의 마음속 고독과 불안은 여전히 곁을 맴돈다. 그래서 달과 아이의 다정한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삶의 순간을 지나는 우리에게 지금도 말없이 빛을 건넨다.
지미의 작품을 떠올릴 때 가슴속에 품은 장면은 조금씩 다를지 모르지만, 검은 옷을 입고 환하게 미소 짓는 작은 아이가 빌딩 숲 위에서 노랗고 둥근 달을 높이 치켜들고 서 있던 그 모습만큼은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말없이 별을 올려다보게 되는 시간, 외롭지만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는 마음 한구석에서 말이다. 참 다행이다. 달이 떠올라서.
작가의 말
몇 권의 책을 출간하고 나자 친구들은 내가 외로운 이야기만 잔뜩 그린다며 너무 처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좀 행복한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나도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책 한 권쯤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늘의 달을 바라보다가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어느 날 달이 하늘에서 내려와 한 아이와 만난다면 어떨까? 달이 공처럼 아이의 몸 위를 이리저리 굴러다닌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나는 달과 아이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단순한 이야기를 그리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가까이 지내던 두 친구가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그 일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 진행 중이던 창작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그 결과 『달을 찾은 아이』는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결국 한 아이가 용감하게 어려움에 맞서는 이야기가 되었고, 처음보다 훨씬 더 슬픈 책이 되었다.
한 중년 남자가 뜻하지 않게 높은 건물에서 추락한다. 그 순간 천지가 빙글빙글 돌고, 세상은 고장나고, 달은 사라져 버린다······.
『달을 찾은 아이』의 후반부에서는 아이가 사람들에게 이해 받지 못하고, 친구들도 점점 줄어든다. 선생님은 더 이상 달을 학교에 데려오지 말라고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는 파국 직전까지 간다. 아이는 용감하게 달을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그것은 소년이 삶의 출구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나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아이에게 검은색 옷을 입히고, 달을 익숙한 풍경으로 데려가 기억을 되찾게 도와주도록 했다. 동시에 사람들이 달이 정말 다시 떠올랐다고 믿게 했다.
『달을 찾은 아이』의 그림과 글은 서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두 개의 선과도 같다. 때로는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때로는 서로 그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 내 그림책에는 원래 이런 특징이 있다. 하지만 『달을 찾은 아이』에서는 그림과 글이 각각 자신의 생명을 지니고 있으며, 단순히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특징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은 무척 순조로웠다. 창작하면서 크게 의심하거나 흔들리는 순간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 아주 깊고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완성된 원고를 안고 출판사로 가던 길이 기억난다. 마음속으로 너무나 아쉬웠다. ‘이제 정말 이 아이와 헤어져야 하는구나. 이 책은 이제 다른 사람의 아이가 되는구나······.’
이 책은 내 마음 속에 가장 잊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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