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털게부터 항아리 양고기찜까지… 장쑤·저장성 토박이가 복원한 서민 미식의 세계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할머니의 손맛과 문인의 사색이 담긴 깊은 여운의 기록
서울의 순댓국, 도토리묵, 간장게장을 맛본 강남 미식가의 한국 미식 기행 10편 수록
중국 저장성 자싱 토박이자 차 문화, 민속학, 중문학을 두루 섭렵한 미식가 판청의 인문에세이 『강남미식가』가 출간되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 속의 강남은 오늘날 양쯔강 이남의 화둥 지방, 즉 장쑤성 남부와 상하이, 저장성, 안후이성 남부를 가리키는 역사적·지리적 공간이다. 예로부터 물이 풍부해 ‘어미지향魚米之鄕’이라 불리며 중국 최고의 미식 문화를 꽃피웠던 이 지역은, 소동파를 비롯한 수많은 문인이 인문과 미식을 통섭해온 고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에 소개된 중국 요리가 주로 산둥 요리나 광둥, 쓰촨, 동북 요리에 편중되어 있던 차에, 이 책은 한국인의 입맛에 제격이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이양차이淮揚菜(장쑤 본토요리), 번방차이本?菜(상하이 본토요리), 항방차이杭?菜(저장성 본토 요리) 등 진정한 ‘강남의 맛’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저 : 판청 (潘城)
학자이자 작가. 저장성 자싱嘉興 출신이다. 샤먼대학 중문과 박사후연구원, 일본 가나가와대학 역사민속자료학 박사, 중국작가협회 회원, 중국국제차문화연구회 학술위원, 광둥외국어대 대외무역대학 동방학연구원 객좌연구원이다. 저서로 『한 사람의 차 문화사一個人的茶文化史』 『찻자리, 그 예술적 풍경茶席藝術』 『긴 여운의 아름다움雋永之美』 『천 하룻밤의 잎사귀一千零一葉』 『인간세상의 선초人間仙草』 『다성의 절학茶聖的絕學』 『샤먼에서 출항한 바다의 길廈門啓航的海上海路』 등이 있으며, 중국국가도서관에서 출간한 『역대 다경 판본 집성歷代茶經版本集成』 을 책임편집했다. 민속학, 문화인류학, 차문화학 연구에 전념하며 국가급 및 성급 학술과제를 주관했다. 문학 방면에서는 『상하이문학上海文學』 『청명清明』 『수필隨筆』 『홍콩문학香港文學』 『연하延河』 『강남江南』 『문사지식文史知識』 등의 문예지에 소설과 산문을 발표해왔으며, 홍학(『홍루몽』 연구)을 연구하고 있다. 장편소설 『약국藥局』으로 국제빙신冰心문학상을, 『강남미식가小快朵頤』로 세계화어문학상을 수상했다. 다큐멘터리 「중국차, 동양의 신비한 약」 기획에 참여하여 미국 에미상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중국중앙방송「책 따라 떠나는 여행跟著書本去旅行」 등의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역 : 박경환
2002년부터 20여 년간 중국과 일본에서 거주했다.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와 문화에 자연스레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일본의 굴레』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부역자』 『사라진 일본』 『젊은 인민의 초상』을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의 논픽션을 해외의 출판사에 소개하는 에이전시 〈퍼플우드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역 : 윤영수
2002년부터 20여 년간 중국과 일본에서 거주했다.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와 문화에 자연스레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일본의 굴레』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부역자』 『사라진 일본』 『젊은 인민의 초상』을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의 논픽션을 해외의 출판사에 소개하는 에이전시 <퍼플우드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화려하고 격식 차린 고급 요리가 아니라, 자신이 나고 자란 골목과 사찰, 허름한 국수 가게에서 만난 서민들의 소박하고 진한 음식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둔다. 상하이 털게(다자셰)는 알이 꽉 찬 암게와 내장이 고소한 수게를 발라 먹으며 '백사전'과 '양축'의 설화를 떠올리는 시적인 풍경을 전한다. ‘신선육 샤오마이와 낙과면’에선 설날 아침 유일하게 문을 연 골목 가게의 뜨거운 샤오마이 한 접시, 허름한 의자와 기름때 낀 바닥이지만 최고의 맛을 내는 ‘안경면관’의 쫄깃한 낙과면 등 추억이 깃든 면식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증쌍취와 취두부’에서는 삭힌 비름줄기와 취두부를 함께 쪄낸 ‘증쌍취’나 둥타 골목의 바삭한 취두부 튀김을 통해 강남 사람들이 사랑하는 독특하고 깊은 ‘꼬릿한 향’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사찰의 맛과 팽장반자’도 눈길을 끈다. 불교 사찰과 민간의 경계에서 전해 내려오는, 콩과 유채기름으로 부쳐내는 진귀한 두유피 요리 ‘팽장반자’와 채식 거위구이 ‘쑤샤오어’의 비화를 통해 음식에 담긴 오랜 역사와 장인들의 숨결을 조명한다.
대만의 미식 작가이자 현대판 ‘식신食神’이라 불리는 작가 주전판朱振藩은 이 책에 대한 추천 서문에서 “좋은 음식 글이란 실로 쓰기가 쉽지 않다. 음식의 멋을 알아야 하고, 나아가 그 깊은 맛을 몸소 깊이 터득해야 비로소 가능한 법인데, 이 책을 읽으며 바로 그러한 감흥을 받았다”고 전한다.
그에 따르면 장쑤, 저장, 상하이 요리는 예부터 ‘관료의 요리官菜’로, 쓰촨 요리와 후난 요리는 ‘군인의 요리軍菜’라 일컬어져 왔다고 한다. 근대의 미식가 탕쩐창唐振常 선생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먹는 데는 세 가지 품계가 있다. 상품은 먹을 줄 아는 자(會吃)요, 중품은 먹기를 좋아하는 자(好吃)이며, 하품은 그저 먹을 수 있는 자(能吃)다. 먹을 수 있는 자는 배가 클 뿐이요, 먹기를 좋아하는 자는 식탐가에 불과하나, 먹을 줄 아는 자는 극히 복잡하여 그 아름다움과 나쁨을 품평하고 원리를 명확히 알며, 온갖 맛을 조화시키고 적절히 갖추어 다른 이의 장점을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스스로 한 체계를 이루니, 이는 상품上品 중의 상품이요 진정한 미식가라 부를 만하다.”
음식 이야기 절반, 사람 이야기 절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음식 레시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던 사람들의 인생 역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할머니의 손맛, 어린 시절 마당에서 마작을 하던 이웃들, 장애를 딛고 양고기 항아리를 지켰던 절름발이 사장, 문화대혁명의 풍파 속에서도 사찰을 지켜낸 비구니 스님들의 이야기가 짧은 에세이 속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 사는 곳은 다 아프고 아련하며 아름답다는 진리를 미식을 통해 깨닫게 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이 또 하나 있다.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저자 판청을 한국으로 초대한 역자들은 그를 데리고 서울의 뒷골목을 돌아다니며 한국 미식을 맛보게 했다. 그래서 이 책의 특별 부록인 ‘강남 미식가의 한국 미식 기행’이 탄생했다. 한국식 바비큐(삼겹살), 남산 도토리묵, 막걸리, 해장국밥, 간장게장 비빔밥, 홍어 등에 이르기까지 박학다식한 강남 문인의 눈으로 포착한 한국 음식에 대한 신선하고 유쾌한 시각이 독서의 재미를 더한다.
중국 상하이에서 오래 체류하며 자신들이 이미 강남미식가이기도 한 이 책의 옮긴이들은 서문을 통해 “강남의 서민 음식을 다루는 그의 글은 음식 이야기가 절반, 사람 이야기가 절반”이라며, “사람 사는 곳은 다 아프고 아련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고 번역 후기를 전한다. 화려한 미식 가이드를 넘어, 한 시대의 풍경과 인간 군상의 체온이 고스란히 담긴 이 인문 미식 에세이가 독자들을 속담 속 강남의 깊은 맛과 향기 속으로 불러들이는 매혹적인 초대장이 되었으면 한다.
리뷰(0)
0 / 5.0
리뷰를 작성하시면 소정의 적립금을 드립니다.
도서의 첫번째 리뷰부터 10번째 리뷰까지는 기본 적립금의 2배를 적립해 드립니다.
리뷰 혜택 및 유의사항
리뷰 작성 안내 및 유의사항
•
리뷰 작성 시 관리자 확인 후 적립금이 지급되며 영업일 기준 평균 1~2일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적립금 유효기간은 적립 일로부터 1년입니다.
•
적립금이 지급된 리뷰는 수정,삭제가 불가합니다.
•
최소 20자 이상 리뷰 작성 시 적립금이 지급됩니다.
기본 적립금
•구매상품
3개월 까지
300원
(100자 이상)
100원
(100자 미만)
3개월 이후
100원
(20자 이상)
•비구매 상품 리뷰 작성 시 적립금은 적립되지 않는 점 참고바랍니다.
2배 적립금
상품의 첫번째 리뷰부터 10번째 리뷰까지는 기본 적립금의 2배를 적립해 드리며, 이후 리뷰부터는 기본 적립금이 적립됩니다.
아래에 해당하는 글은 리뷰 승인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상품 내용과 무관한 사진 및 글을 작성한 경우
•
시리즈나 세트 상품이라 하더라도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올리거나 같은 글을 복사해서 올리는 경우
•
기타 상품 리뷰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경우
•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상품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
상업적 목적의 광고성 내용이나 저작권,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작성하신 리뷰는 본 사의 마케팅 활동(온라인 이벤트, 프로모션, 광고 등)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주문/취소, 배송·포장, 파본, 재입고 등 CS/배송 서비스 관련 문의는 1:1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