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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붙이지 않은 권리 : 멕시코의 자연권과 생태적 전환 -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엔비비르 총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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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76325
ISBN
9791124300121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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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4-30
페이지, 크기, 무게 208쪽, 140*205mm, 270g
목차
들어가며

제1장 멕시코 환경 정책의 역사적 배경

제2장 생태환경권의 제도화 과정

제3장 중남미 생태법인 모델과 멕시코의 비교 분석

제4장 멕시코 생태법인 제도화의 가능성과 한계

제5장 결론: 정책적·이론적 함의

참고문헌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하상섭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중남미 지역학(경제)을 전공하고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서 국제 정치 경제학 석사, 리버풀 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지역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 HK+ 사업단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국립외교원(KNDA) 전략지역연구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활동 분야는 국제정치, 라틴아메리카 정치 외교, 환경 정치, 기후 외교이다. 저서로는 『국제정치의 신패러다임: 존재론·인식론·방법론적 고찰』(공저), 공동 역서로는 『현대 카리브의 삶과 문화』, 『21세기 라틴아메리카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도전: 저탄소 성장을 향한 대응과 적응』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라틴아메리카 관련 국제 정치, 정치 사회, 환경 정치, 기후 외교 분야에서 다수의 학술 논문이 있다.
출판사 서평
산타 마르타의 외침부터 에스카수 협정까지,
환경 정의를 향한 멕시코의 역동적인 기록

‘이름 붙이지 않은 권리’는 아직 우리가 온전히 인식하지 못한,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권리의 가능성을 가리킨다. 그것은 인간 중심적 법 질서 바깥에서 자라나는 새로운 감수성이고, 법과 생명의 경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는 묻는다. 자연은 과연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그 권리는 누구의 이름으로, 어떤 언어로 주장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법학적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자연과 맺어 온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려는 시도이며, 멕시코가 보여 주는 사례는 이 전환의 가장 역동적인 현장을 보여 준다. 이처럼 ‘이름 붙이지 않은 권리’라는 표현은 아직 정식으로 법전에 실리지 않았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생태적 권리의 움직임을 예고하는 장치로 작용 중이다.

1999년 환경권 명문화부터 2026년 생태법인 논의까지,
중남미 생태 헌법주의의 최전선을 분석하다.

멕시코는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복합적인 토착 공동체 문화, 그리고 산업화 과정에서 환경 문제와 끊임없이 맞서 온 국가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급격한 도시화와 자원 개발은 생태 환경 파괴를 심화했고, 이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반응으로 다양한 환경 정책과 법제가 도입되었다. 이러한 정책은 단순한 자연보호 차원을 넘어,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환경권’ 개념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왜 ‘이름 붙이지 않은 권리’인가?

우리는 권리에 이름을 붙이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권리는 종종 어떤 ‘주체’와 함께 호명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생태적 전환의 문턱에서는, 아직 이름조차 붙지 못한 새로운 권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책 제목 『이름 붙이지 않은 권리』는 바로 말 없는 존재들, 법적 주체가 아니었던 강과 숲, 산과 바람을 이제는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하고자 한 시도이다. 멕시코의 생태법인 개념은 이러한 흐름의 결정적 단서이다.
‘이름 붙이지 않은 권리’는 아직 우리가 온전히 인식하지 못한,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권리의 가능성을 가리킨다. 그것은 인간 중심적 법 질서 바깥에서 자라나는 새로운 감수성이고, 법과 생명의 경계를 다시 그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자연은 과연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그 권리는 누구의 이름으로, 어떤 언어로 주장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법학적 호기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자연과 맺어 온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려는 시도이며, 멕시코가 보여 주는 사례는 이 전환의 가장 역동적인 현장을 보여 준다.
21세기 들어 환경 문제는 단순한 자연 보호의 영역을 넘어 인권과 정의의 문제로 확장되었다. 특히 헌법상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명문화한 멕시코는, 중남미 지역에서 환경권 개념을 선도적으로 제도화한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적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책 실행과 사법 보호는 종종 사회 경제적 불균형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된다.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의 산타 마르타 공동체 사건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지역은 국영 석유 회사의 탐사로 인한 지하수 오염 피해를 봤지만, 지역 주민의 환경권 주장은 오랫동안 외면당해 왔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주민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며 ‘환경권은 독자적이고 실체적인 기본권’임을 명시했다.

생태환경권 개념의 국제 논의 속 멕시코의 위치

‘생태환경권’은 본래 국제 인권법과 환경법의 교차점에서 태동한 개념이다. 그 발전은 전 지구 환경 위기와 시민사회의 요구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1972년 스톡홀름 선언은 “인간은 존엄하고 질서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 질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가진다”고 천명했다. 이로써 환경권 개념을 국제 의제에 공식적으로 올려놓았다. 이후 1992년 리우 회의에서는 생태환경권이 지속 가능 발전과 통합되면서 보다 실천적인 접근이 요구되었다.
이 흐름에서 중남미는 생태환경권 제도화의 실험장이자 선도자로 부상했다.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을 권리의 주체로 명시한 헌법을 제정하며, 자연(Pachamama) 자체가 고유의 권리를 가진다는 생태 헌법주의(ecoconstitutionalism)를 채택했다.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2016년 아트라토강을 ‘법적 인격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고, 지역 공동체와 환경 단체에 그 보호 책임을 부여했다. 볼리비아 또한 ‘어머니 지구의 권리’라는 개념을 통해 환경권을 탈인간 중심주의적으로 재구성했다.
멕시코는 보다 법제 중심적 경로를 통해 환경권을 수용해 왔다. 1999년 멕시코 헌법 제4조의 개정을 통해 “모든 사람은 건강하고 균형 잡힌 환경에서 살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환경권을 명문화한 최초의 중남미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멕시코는 환경 협정의 이행 기제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NAFTA에 부속된 북미 환경 협정은 독립적 환경 위원회를 창설하고, 시민들이 협정 위반에 대해 직접 진정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구조를 도입했다. 그 외에도 멕시코는 다수의 국제 환경 협약에 조기 가입하고, 국내법에 반영해 온 전력이 있다. 이는 정보 접근, 참여, 정의 실현 등 환경권의 핵심 요소를 보장하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
멕시코는 국제 환경권 담론의 주요 축으로서, 헌법적 보장과 국제 기구 참여, 사법 판례 발전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환경권 개념을 발전시켜 온 중요한 사례로 간주된다. 이 책은 이러한 국제 흐름에서 멕시코의 위치와 기여, 그리고 구조적 한계를 함께 조망함으로써 생태환경권 제도화의 복합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생태환경권에 대한 멕시코의 인식 전환

멕시코에서 생태환경권에 대한 인식은 최근 들어 전통적인 인간 중심의 환경권 개념을 넘어서, 자연 그 자체에 내재된 권리를 인정하려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법률적 조문이나 정책의 진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멕시코 사회가 지닌 토착적 생태관, 국제 환경법의 수용, 그리고 시민사회와 공동체 운동의 힘에 의해 복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멕시코 헌법 제4조는 1999년 개정을 통해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균형 잡힌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며 환경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처음으로 제도화했다. 이 조항은 환경을 인간의 생존과 건강을 보장하는 수단적 가치로 이해한 전통적 모델에 기반해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대부분의 환경 정책과 사법적 판단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멕시코 내에서는 이러한 인간 중심적 환경권을 넘어서, 자연 자체가 고유한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담론의 확산에는 주변 중남미 국가들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가 각각 2008년, 2009년 헌법을 통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고, ‘어머니 지구(Pachamama)’ 개념을 도입한 이후, 멕시코에서도 유사한 생태 헌법주의와 자연의 법 인격 부여에 대한 논의가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다. 실제로 2022년에는 멕시코 의회에 자연을 권리 주체로 인정하자는 헌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며, 일부 주 정부와 시 당국에서는 생물다양성 보호, 하천 생태계 회복을 위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조례나 선언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러한 법적·제도적 변화는 멕시코의 토착 공동체들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생태 인식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다. 나후아(Nahua), 마야(Maya), 미스텍(Mixtec) 등 다양한 원주민 공동체는 자연을 단지 인간의 재산이나 개발의 대상이 아닌, 조상과의 연결, 생명의 순환, 공동체 구성원으로 이해해 왔다. 이들은 산, 강, 숲, 씨앗 등을 단순한 자연 자원이 아닌 정체성과 문화의 일부로 여기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법적 권리보다 책임과 조화의 윤리로 규정한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 공동체 기반 환경 관리, 생태 농법, 자율적 산림 관리 제도 등에 반영되고 있으며, 멕시코 생태환경권 담론에 고유한 지역성과 철학적 깊이를 부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자연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헌법적 기반이 부재하고, 환경 영향평가 제도가 대형 개발 프로젝트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왜곡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또한 토착 공동체가 자연에 대해 가지는 관념은 종종 현대 법체계의 언어로 온전히 번역되지 못한 채 배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멕시코에서 생태환경권에 대한 인식은 점차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철학적, 법적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향후 멕시코 환경 법제의 개정 방향뿐 아니라, 국제 환경 인권 담론에서 멕시코가 어떠한 목소리를 낼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생태환경권은 더 이상 선언적인 이상이 아닌, 법적 실현성과 공동체 실천이 만나는 접점으로 점점 그 실제적 의미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환경권의 제도적 발전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멕시코의 법제사(法制史), 헌법 개정 과정, 관련 정책, 주요 판례 및 최근의 생태법인 논의까지를 포함하는 종합적 분석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우선 질적 문헌 분석을 핵심 방법으로 삼아, 멕시코의 환경 관련 헌법 조항, 일반 환경법, 환경 절차법, 토착 공동체 관련 법률 등 제도적 문헌을 분석한다. 이에 더해, 사법 판례 분석을 통해 멕시코 연방대법원 및 환경 관련 하급심의 주요 판결에서 환경권이 어떻게 해석·적용되어 왔는지를 추적한다.
둘째, 국제 비교를 위해 중남미 내 유사 국가들의 헌법·법제와 환경권 적용 방식에 대한 비교법적 접근법을 병행한다. 이는 멕시코의 환경권 제도화 경로가 어떠한 지역적 특수성과 공통성을 가지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역사적 접근법을 도입해 20세기 멕시코 혁명 이후 국가 형성 과정에서의 자연 자원 통제, 산업화, NAFTA 체결 이후의 법제 변화, 그리고 최근 기후위기 대응 전략까지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조망한다. 이를 통해 환경권이 단순히 법률적 개념을 넘어 정치적, 사회 경제적 맥락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연구 범위 측면에서는 1990년대부터 2025년 현재까지를 주요 시기로 설정하되, 필요에 따라 1970-1980년대의 전사(前史)적 흐름도 보완적으로 다룬다. 지리적으로는 연방 차원의 법제와 제도에 초점을 맞추되, 상징적인 사례로 일부 주의 제도의 실험적 조례나 공동체 기반 제도도 보조적으로 다룬다.
마지막으로, 생태법인 개념에 대한 논의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입법안, 시민 단체의 주장, 그리고 비교법적 사례를 바탕으로 멕시코 내 제도화 가능성을 진단하는 탐색적 분석의 형태로 다룬다. 이 주제는 향후 멕시코 환경권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부엔 비비르 총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 HK+사업단은 ‘21세기 문명 전환의 플랫폼, 라틴아메리카: 산업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본 사업단은 라틴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생태 문명으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투여하는 다양한 노력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추구하는 대안적 세계관과 삶의 방식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물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부엔 비비르 총서’를 기획해 출판하고 있다. ‘부엔 비비르(Buen vivir)’는 안데스 원주민이 추구하는 삶을 표현하는 단어로 그 핵심 내용은 공동체에서의 조화와 공존이다. 부엔 비비르 총서에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이 융합해 라틴아메리카의 생태 문명을 탐구한 결과가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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