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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와 함께하는 여름
원서 제목 :
Un été avec Rimb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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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83958
ISBN
9791161110981
출판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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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2-06-30
페이지, 크기, 무게 254쪽, 118*188mm, 360g
책소개
아르튀르 랭보. 열 살에 시를 쓰기 시작해서 열여섯 살에 로 선배 문인들에게 자신을 드러낸 후 3년간 쏟아낸 시로 할 말을 다 해버린 시인. 이후 절필하고는 먼 곳을 떠돌다가 아프리카에 정착하여 문학적 재능을 봉인해버린 이 비범한 시인의 삶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작가이자 모험가인 저자 실뱅 테송이 우리에게 제안한다. 그를 만나고 싶다면 아덴 행 비행기 표를 사는 것보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펼쳐보라고.
아나키스트·부랑배·펑크 랭보·천재 또는 야만인·아방가르드 예술가…등 수많은 호칭으로 불리지만, 무엇보다 ‘시인’으로 충분한 랭보. 유능한 안내자 실뱅 테송을 따라 랭보의 길을 걸으며 그의 삶과 시를 만나보는, 명징하고 유머러스한 에세이이다.
목차
방위와 굽이 09

새벽의 노래
도화선처럼 21
배-어머니 30
가족은 하나의 체제다 34
조숙한 괴물 39
그러나 무엇이 있었다… 43
내면의 목소리들 51
아방가르드보다 앞에서 57
랭보의 재활용 63
정치적 재활용 69
함의含意 타도! 80

말의 노래
파우스트가 되다 85
임무 완수 90
현실에 충성하다 96
신비와 아편 100
상상의 미술관 106
견자와 부랑자 116
타자의 규율 121
배경의 지옥 130
일뤼미나시옹 137
아에이오우, 아야! 145
장난 151
황금과 진창 159
자기 훼손 167
복구 172

길의 노래
걷기와 꿈 181
어린 시절의 길들 187
아르튀르의 걷기 191
죽음을 향한 걸음 196
죽도록, 권태 199
말과 움직임 204
왜 침묵했을까? 208
달아날 것, 저 아래로 달아날 것! 215
우리와 먼, 아프리카에서 219
고통의 암 225
숙명주의는 휴머니즘이다 230
포기의 지리 233
살아야겠다 237

옮긴이의 말 241
저자소개
저자 : 실뱅 테송
작가·여행가. 일찍부터 극한 조건의 여행과 탐험을 일삼았고 두 발로 세상을 살며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노숙 인생Une vie a coucher dehors》으로 2009년 공쿠르 상(중편소설 부문)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상을 수상했고, 《시베리아 숲속에서Dans les forets de Siberie》로 2011년 메디치 상(에세이 부문)을 수상했으며, 《눈표범La Panthere des neiges》으로 2019년 르노도 상을 수상했다. 그의 여러 책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는데, 특히 《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은 2018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에세이이자 전 분야의 베스트셀러 6위에 자리매김했고, 《눈표범》은 2019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역자 : 백선희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로맹 가리·밀란 쿤데라·아멜리 노통브·피에르 바야르·리디 살베르 등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웃음과 망각의 책》 《마법사들》 《햄릿을 수사한다》 《흰 개》 《울지 않기》 《예상 표절》 《하늘의 뿌리》 《내 삶의 의미》 《책의 맛》 《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 등이 있다.
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글실뱅 테송
번역백선희
출판사 서평
아르튀르 랭보의 길을 만나는 시간.

“하지만 랭보, 그대는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았는가?”

매년 여름 프랑스의 라디오 방송국 <프랑스 앵테르>에서 몽테뉴·보들레르·빅토르 위고·호메로스·파스칼 등, 위대한 작가들의 명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낸 이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85만 부가 판매되고 전 세계 7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고등학교의 문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어, 해마다 많은 독자가 위대한 저자들을 먼저 라디오 방송으로, 뒤이어 책으로 만나기를 고대하는 이 시리즈를 국내에서는 뮤진트리가 매년 여름 소개하고 있다.

2020년에 방송되고 2021년에 책으로 나온 이 랭보 편의 저자는 모험가이자 작가인 실뱅 테송이다. 걷고 또 걸으며 바라본 풍경 속에서 생각을 다듬고 시를 쓴 방랑자 랭보를, 극한 조건의 여행과 탐험을 즐기는 작가 테송이 깊은 이해와 빛나는 사유로 이야기한다. 이 책에 대해 프랑스 아마존에 독자들이 남긴 수백 건의 서평이 증명하듯, 테송은 우리에게 랭보를 안내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사람이다. 테송의 문장은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워서, 이 책에서도 37개의 주제로 쓴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읽는 이의 마음에 바람을 불어 넣는다.

역시나, 테송은 랭보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시인 랭보가 늘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다.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에 위치한 뫼즈강을 따라, 랭보가 쏘다녔던 들판과 그가 바라본 풍경 속에 스며들면서, 이곳을 거닐며 시를 썼던 어린 랭보를 만난다. 첫 시를 썼던 열 살의 랭보, 매일 라틴어로 수많은 시를 써댔던 학생 랭보, 자신의 시를 파리의 베를렌에게 보냈던 랭보. 좁기만 한 고향을 떠나 브뤼셀·런던·파리·자바·아프리카를 떠돌며 도화선 같은 삶을 살고, 시집 두 권과 떠들썩한 침묵을 남기고는 급기야 다리 하나를 잃고 서른일곱에 죽은 시인의 삶을 돌아보기에 그만한 곳이 없었으리라.

“왕이 되고 싶었으나 제 운명의 하인이 된 인간, 랭보.”

아르튀르 랭보는 어떤 사람인가. 랭보는 1854년 10월 20일 프랑스 북동부 샤를빌-메지에르에서 태어났다. 벨기에와의 접경지역으로 산과 계곡에 인접한 곳이다. 아버지는 늘 부재했고 강인한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그는 학교에서 온갖 상을 휩쓸며 일찍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낸다.
아르튀르는 열 살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어린 학생 아르튀르는 자신이 내면에 품은 것이 무엇이고,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바라는지 안다. 그는 시인이 될 거라는 걸 안다. 그는 첫 시들을 파리에 있는 몇몇 문인들에게 보낸다. 랭보는 우리가 한 세기 반이 지난 지금도 암송하는 시들을 열다섯 살에 쓴다. 열여섯 살에는 시인 베를렌의 초청으로 파리에 가 문인들 앞에서 <취한 배>를 읽는다. 좌중은 그가 천재임을 간파한다. 그로부터 3년 동안 그는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진 시들을 불꽃처럼 쏘아 올린다.
랭보는 베를렌과의 열정적인 사랑으로 끝없는 추문과 스캔들을 일으키며 파리로, 런던으로, 브뤼셀로 유랑한다. 1873년 19세에 베를렌을 떠난 후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출간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1875년 그는 마지막으로 베를렌을 만나 《일뤼미나시옹》 원고를 맡기고는 절필하고 침묵한다. 그는 열다섯 살에서 열아홉 살 사이에 모든 걸 말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다.
이후 그의 삶은 아시아로 아프리카로 아라비아로 이어진다. 태양과 모래와 권태 속에서 그가 무엇을 하고 사는지는 몇몇 편지에서 단편적으로 전해질 뿐이다. 그렇게 15년의 침묵 또는 모호한 삶 끝에 그는 뼛속 깊이에 병을 담고 프랑스로 돌아온다. 깨끗한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할 시간만 겨우 남긴 채.

“랭보는 한 시대의 이야기다.”

저자 테송은 시인 랭보의 불가사의는 불멸의 영예와 과작에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토록 적은 작품이 아방가르드의 세상의 기폭제가 되었을까. 오늘날 우리가 아는 랭보의 시들, 《지옥에서 보낸 한 철》과 《일뤼미나시옹》에 수록된 시들 모두는 랭보가 나이 열다섯에서 열아홉 사이에 쓴 것이다. “나는 타자다. 사랑은 재발명되어야 한다. 아브라카다브라스러운. 진짜 삶은 부재중이다. 사랑을 창문 너머로” 같은, 지금까지도 즐겨 쓰이는 이 상투어들도 랭보가 쓴 표현들이라니, 150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이 무색할 정도다.
당대 수많은 사람이 그의 시에 담긴 비밀을 풀고자 애쓰고, 그의 시에 주석을 달고, 시대의 온갖 사조를 달아 그를 소환했으나, 정작 본인은 그 모든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천재. 이토록 강렬하고 이토록 공허한 삶이 또 있을까.

열여섯 살에 선배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저는 아직 제가 가진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것이 분출하려 합니다…”라고 말한 이 천재는 분출하려 하는 그 ‘무엇’을 《지옥에서 보낸 한 철》과 《일뤼미나시옹》에 쏟아낸 후, 다시는 시인의 삶을 되돌리지 않는다.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제 랭보는 먼 곳을 떠돌고,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에서 완전한 유랑생활에 자신을 내맡긴다. “무기 무역상 랭보, 돛단배의 바람에 실려가는 랭보, 눈물과 태양의 랭보가 아르덴 지방의 음유시인 랭보, 베를렌의 야수 같은 밤의 연인이자 석탄처럼 캄캄한 하늘에 뜬 시의 혜성 랭보 뒤를 잇는다.”
아프리카로의 이주가 먹고 살기 위해 애쓴 것인지 속죄의 수단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이 벼락같은 시인의 삶을 돌아보며 테송은 말한다. 그를 만나고 싶다면 아덴 행 비행기 표를 사는 것보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펼쳐보라고. 우리는 그의 일탈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그의 계절이 피운 꽃을 읽어야 한다고. 랭보의 진실과 가치는 그의 시 속에 있지 그의 시대의 모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여전히 같은 곳에 있어요. 하지만 떠날 생각입니다.”

랭보의 시는 길의 노래다. 말을 타거나 아니면 걸어서 이동하던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랭보는 걷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몇 번의 가출을 감행할 때도,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어 벨기에까지 갈 때도 그는 걸어서 이동했고, 이후 아프리카에 정착해서도 그는 길 위의 삶을 살았다.
시인 랭보에게 길 위에서 보낸 계절이 없었다면 그의 시들이 그만큼 풍부했을까. 삶은 사막이고, 권태는 고통이며, 걷기는 유일한 치유법이었던 랭보. 하지만 시인이 즐겨 했던 걷기는 방랑벽으로 이어지고, 그가 도주하다시피 선택한 아프리카에서의 길은 그를 지치게 하고 때 이른 죽음의 원천이 된다. 지옥에서 보낸 계절일 망정 지독한 권태는 못 견디던 그는 먼 아프리카에서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쓴다. “더구나 제게 불가능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눌러앉는 삶입니다.”

고향 마을에서의 산책으로 시작한 그의 삶은 아라비아의 자갈길 위를 걷는 행보로 끝이 난다. 그는 왜 그리 먼 곳으로 떠나려고만 했을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의식을 마주치지 않고 싶어서였을까. 평생 연금생활자로 살겠다는 꿈조차 펴보지 못한 채 서른일곱에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랭보의 삶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여전히 수많은 해석을 남기고 있다.
이제 “언어를 바꾸는 것, 세상을 다시 말하는 것”이 목표였던 랭보를, 테송의 랭보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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