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개인적 체험에서 가장 위대한 허구를 만들어 낸 작가. <마초맨> 이미지로 수많은 전설을 만들었으나 누구보다 유약했던 남자. 환호와 비방, 비방과 환호를 번갈아 받았던 예술가. 패배하지는 않았으나 결국 스스로를 파괴한 인간. 그럼에도, 이제 미국 문학의 가장 확고한 전설로 자리 잡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1899년 미국 시카고 교외의 오크파크에서 태어난 헤밍웨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캔자스시티의 유력 일간지 「스타」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미국 적십자사의 자원병 장교로 참전했던 그는 휴전 후 고국으로 돌아와 특파원 자격으로 파리에 건너갔고 그곳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등 미국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직접 겪은 일을 써야 한다는 철학으로 주로 작품 속에 자신의 경험을 투영한 그는 제1차 세계 대전을 겪고 『무기여 잘 있거라』를, 스페인 내전을 목격하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아프리카를 여행한 후에는 「킬리만자로의 눈」을 비롯한 여러 단편을 썼다. 『강 건너 숲 속으로』를 발표한 이후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으며 그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노인과 바다」 발표와 함께 여론은 완전히 뒤집혔다. 헤밍웨이는 이 작품으로 1953년 퓰리처상을 받고 이듬해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하며 미국 문학의 살아 있는 전설임을 입증해 냈다. 하지만 늘 <그다음 작품>에 대한 심한 부담을 느껴 왔던 그는 극도의 우울증과 피해망상에 시달리다가 결국 62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역자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교수를 역임했다. 폴 오스터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남자』,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크리스토퍼 드 하멜의 『성서의 역사』,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자서전』, 존 르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향연 외』, 『돌의 정원』, 『모레아 기행』, 『일본 중국 기행』, 『영국 기행』, 앤디 앤드루스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 조지프 골드스타인의 『비블리오테라피』, 스티븐 앰브로스 외의 『만약에』, 사이먼 윈체스터의 『영어의 탄생』,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 1백여 권을 번역했고, 번역 입문 강의서 『번역은 글쓰기다』를 펴냈다.
출판사 서평
★ 1953년 노벨 문학상
★ 1952년 퓰리처상
★ 2002년 노벨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선>
★ 2003년 국립 중앙 도서관 선정 <고전 100선>
★ 『타임』지가 뽑은 〈20세기 100선〉
★ 미국 대학 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서울대학교 선정 〈동서 고전 200선〉
『무기여 잘 있거라』는 헤밍웨이의 제1차 세계 대전 참전 경험이 녹아든 작품이다. 오스트리아-이탈리아 전선에서 부상을 입고 밀라노로 후송된 헤밍웨이는 그곳에서 적십자사 간호사인 아그네스 폰 크로프스키와 사랑에 빠졌으나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고, 후일 이 경험을 바탕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를 집필했다. 단행본 발간에 앞서 이 소설은 1929년 『스크리브너스 매거진』에 6회에 걸쳐 연재되었고, 초판 발간 당시 3만여 부를 인쇄했다. 그 후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의 반전(反戰) 정신과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의 허무주의를 치밀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받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잃어버린 세대>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고 이후 미국 문화에 대하여 정신적 소외감을 느끼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었다. 그 후 이 단어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성년이 되고 전쟁과 사회적 대격변 때문에 인생에 환멸을 느껴 세상에 냉소적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젊은 미국인 장교 프레더릭 헨리가 바로 이런 사람들 중 하나인 셈이다. 세계 대전의 포화 속에서 전투와 부상과 도주를 겪으며 인간의 보편적 비극을 목격한 헨리의 내면은 그로 인한 끝없는 환멸과 냉소로 가득하다. 그런 헨리의 마음에 영국인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가 들어오고, 그녀는 그의 마음을 바꾸는 단 하나의 유의미한 존재가 된다. 전쟁의 난폭함과 사랑의 기쁨을 오가던 헨리가 비극의 끝에서 그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하는 순간, 마침내 그의 마음은 허무에서 의지로, 환멸에서 긍정으로 돌아선다. 전쟁의 허무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 가고, 이를 통해 죽음 속에 내몰린 인간 조간을 성찰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연애 소설을 넘어 폐허가 된 시대 속에 흔들리는 개인의 실존을 섬세하게 그려 낸 대표적인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추천사
"『무기여 잘 있거라』는 출간된 지 8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미국 문학의 걸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워싱턴 타임스
책 속에서
「털어놔 봐.」
「싫어요.」
「말해 봐.」
「알았어요. 가끔 빗속에서 죽어 있는 나를 보기 때문에 무서워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때때로 빗속에서 죽어 있는 당신을 보기도 해요.」
「그건 좀 가능성이 있군.」
「달링, 그럴 가능성은 없어요. 내가 당신을 지킬 테니까. 충분히 지켜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무기여 잘 있거라』, 본문 171면
「나는 지금껏 무엇인가를 기대해 왔습니다.」
「패전을?」
「아니, 그 이상의 것을.」
「그 이상의 것은 없습니다. 승리 외에는. 어쩌면 그게 더 나쁜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 본문 240쪽
사람은 누구나 죽어. 죽는다고.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죽어 가지. 결코 그 의미를 깨우칠 시간의 여유도 없이. 인간은 이 세상에 내던져진 다음 세상의 규칙을 일방적으로 통지받는 거야. 그리고 그 규칙의 베이스에서 떨어지자마자 세상은 그 사람을 죽여 버리지. 아니면 아이모처럼 어이없게 죽여 버리거나. 또는 리날디처럼 매독에 걸리게 해서 천천히 죽이지. 결국 죽이는 것은 마찬가지야. 그건 확실해. 잠시 유예해 줄 뿐 결국에는 죽여 버리지.
-본문 4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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