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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 양장본
원서 제목 :
Parce que parce que parce 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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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원
도서번호
333749
ISBN
9791192884585
출판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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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의 태그
  • # 100세 그림책
품목정보
출간일 2026-03-02
페이지, 크기, 무게 44쪽, 220*293mm, 450g
판형 양장본
KC인증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소개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 무궁한 사랑의 그림책
침묵조차 결핍이 아닌 새로운 시의 언어로 길어 올리다

안 에르보의 그림책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이 봄날의책에서 출간됐다. 사랑에 빠진 모든 존재를 위한 연애시 그림책 『나는 너를 너무나 사랑해』에 이어,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 무궁한 사랑의 그림책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이 독자들을 만난다.

서정적인 이미지와 시적인 텍스트가 견고하게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 안 에르보는 관계와 시간, 말로 하기 어려운 감정에 주목해왔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끝내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타자와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그 곁에서 배우는 무궁무진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 나오는 동생은 자기 안에 숨거나 운다. 말보다는 침묵이나 몸짓으로 감정을 드러낸다. 반복해서 내뱉는 말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은 그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림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노란빛으로 빛나는 표지와 책 곳곳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감추기를 반복하며 위태로움과 평온이 교차하는 나날을 비춘다.
저자소개
저자 : 안 에르보
1975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브뤼셀 왕립미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만화를 공부했다. 서정적 이미지와 시적인 텍스트가 견고하게 어우러진 그림책을 50종 이상 출간했고, 그중 20여 종이 한국어로 번역됐다.

역자 : 윤경희
비교문학 연구자. 문학평론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산문집 『그림자와 새벽』과 『분더카머』를 썼고, 앤 카슨의 『녹스』를 비롯해 그림책과 그래픽노블 여러 종을 번역했다.
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글안 에르보
번역윤경희
출판사 서평
그림책의 첫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눈 감은 고양이 얼굴이 화면 가득 그려져 있다. 감은 눈으로 고양이는 무엇을 볼까. 풀숲이 난무하고 나뭇가지가 사납게 뻗는다. 낮에 뛰놀던 기억을 떠올리는 중일까. 부드럽게 풀린 표정과 위로 치솟은 가지들이 대비되어 긴장감을 남긴다.

이 책에서 글과 그림은 서로를 설명하지 않는다. “동생은 운다”라고 적혀 있지만 그림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풍경 혹은 고양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글에서 말하는 동생은 고양이일까, 아니라면 누구일까, 어디에 있을까. 이러한 어긋남은 독자가 보이지 않는 존재와 관계를 감각하도록 이끈다. 한편 작가가 우리를 위해 화면 오른쪽에 고양이의 꼬리를 남겼다. 자연스럽게 독자의 시선은 꼬리를 따라 실내에서 바깥으로 움직인다. 고양이 뒤를 살금살금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 즐거움이 크다.

동생은 조금 다르다. 세상에 다르게 반응한다. 동생의 머릿속은 “아주 가파른 정원”, “난무하는 풀숲”, “야생과 다름없는 사과나무 과수원”으로 비유된다. 어쩔 줄 몰라 무서워 울거나 말을 한달음에 쏟아내거나 돌연 부루퉁해진 채 침묵한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 하고 반복할 뿐이다. 작가는 이런 순간을 숨기거나 꾸미지 않는다. 우리가 서로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고양이에게 왜 의자를 쓰러뜨리는지, 왜 화초를 짓밟는지, 왜 철조망 사이로 빠져나가 새를 사냥하는지 물어도 들려오는 것은, 먀옹 먀옹 먀아옹이니까.

안 에르보의 작업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페이지의 흐름과 여백, 타이포그래피, 종이의 질감까지 서사의 일부로 끌어들이며 책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확장한다. 반복되는 말의 리듬, 사물이나 풍경 속에서 설명 불가한 감정이나 생각을 천천히 드러낸다. 환한 노랑이 주색으로 쓰인 이 책에서 푸른 하늘이 눈에 한가득 들어오는 장면을 마주하면 마음이 갠다. 의자와 고양이, 나비와 열매 등의 변주도 눈여겨보면 즐겁다.

고양이의 뒷모습을 간결하게 보여준 원서와 달리 이번 한국어판 표지는 넘어진 의자와 고양이의 움직임을 강조해 다른 느낌을 준다. 디자이너 김리윤은 제작 후기에서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고양이의 몸은 글자와 여백, 반복과 변화를 느슨하게 엮는다. 그것은 반복되는 “왜냐하면” 위를 가볍게 건너다니며 우리를 다르게 보기 위한 리듬으로 이끈다”고 밝혔다. 제목은 무작위로 찢은 종이 조각을 배열해 한 글자씩 구성하여 한층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본문에 사용된 서체 지백은 ‘가공하지 않은 종이 그대로의 백색’이라는 이름처럼 언어에 덧입혀진 해석을 덜어내어 책을 한층 맑은 시선으로 읽게 한다.

번역을 맡은 윤경희는 해설에서 “에르보의 동생 이야기는 관찰한 사실을 판별과 진단의 언술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시의 영역으로 상승시킨다”고 말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이라는 말은 단순한 반향 습관의 묘사가 아니다. 작가는 이를 문장 앞머리에 동일한 어구를 되풀이하는 ‘아나포라(anaphora)’의 형식으로 옮겨 받아 하나의 시적 리듬으로 작동하게 했다. 이러한 방식은 말이 이어지지 않는 침묵조차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법임을 일깨운다. 안 에르보가 들려주는 이 깨끗하고 커다란 사랑, 한 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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