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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한강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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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190397
ISBN
9788932034812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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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의 태그
  • # Her-story
품목정보
출간일 2018-11-09
페이지, 크기, 무게 325쪽, 130 * 195 mm, 378g
책소개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

이 세계에서 끝끝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 기적 같은 일에 대하여

다시 태어나는 한강 문학의 클래식
길 위에서, 가만히 매듭을 짓다

점 세 개를 이어 그린 깊은 선 하나

오늘의 한강을 있게 한 어제의 한강을 읽는다.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강이 현재까지 출간한 소설집 전 권(총 세 권)의 개정판이다. 한국소설문학상(1999),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0), 이상문학상(2005), 동리문학상(2010), 만해문학상(2014), 황순원문학상(2015), 인터내셔널 부커상(2016), 말라파르테 문학상(2017), 김유정문학상(2018), 산클레멘테 문학상(2019), 대산문학상(2022), 메디치 외국문학상(2023),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2024), 노벨문학상(2024) 등을 수상한 한강은 단단하고 섬세한 문장을 통해 삶의 근원에 자리한 고독과 아픔을 살피며 지금 이 시대와 공명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지금까지 펴낸 소설집은 모두 세 권. 1995년부터 2012년까지, 17년 사이 씌어진 작품들이 담긴 세 권의 책은 2018년에 새로운 옷을 입었다. 빛깔도 판형도 저마다 달랐던 세 권의 책을 조심스레 이어 하나의 선 위에 두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스물서너 살 때의 작가가 1년 동안 휘몰아치듯 썼던 단편을 모은 것이 1995년 한강의 첫 소설집이자 통틀어 첫 책인 『여수의 사랑』이다. 5년 만에 출간된 두번째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서 한강은 “흐르는 물과 같이 변화하는 과정이 바로 나라는 평범한 진리”를 만난 듯하다가, 이내 다시 묻는다. “이 한 편 한 편의 소설들을 썼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작가의 말」) 그리고 12년이 지나 세번째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을 펴냈다. 그 사이사이에 장편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이 씌어졌다.
목차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닻

해설 | ‘되삶’의 고통과 우울의 내적 형식_강계숙
작가의 말
저자소개
저자 : 한강
1970년 겨울 광주에서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네 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출간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대산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메디치 외국문학상,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다. 2024년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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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돌아보아야 궤적을 발견할 수 있다. 소설집 세 권이 출간되는 동안 한강 단편소설에서 변화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여수의 사랑』에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갈망을 간절하게 드러내며, 떠나고, 버리고, 방황하고, 추락하는 고독하고 고립된 존재들은 『내 여자의 열매』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세상과 서로를 서툴게 받아들이려다 어긋나버리고 상처 입는다. 그리고 『노랑무늬영원』에 이르러 재생의 의지와 절망 속에서 생명력은 더 강하게 타오른다. 존엄해진 존재는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마침내 상대를 껴안으려 시도한다. 끝내 돌아가고야 말 어딘가이자, 잎맥을 밀어 올리는 이파리, 회복기에 피어난 꽃, ‘점을 잇는’ 작업 동안 오롯이 담아내고자 했던 자연스러운 변화와 흐름은 표지에 사용된 사진작가 이정진의 작품과 조화를 이룬다.

한편 변함없는 것은 한강의 치열한 물음이 아닐까.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놓지 않으며, 인간이라는 존재, 삶과 죽음, 이 세상에 대해서 스물한 편의 소설 내내 묻지만 필연적으로 답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러나 파르스름한 불꽃 같은 그 물음 자체가, 물음에서 파생되는 고독의 열기와 세심한 슬픔이 작품 속 그들을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고 살아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변화했으나 변하지 않았으므로, 신중하게 소설들의 배치를 바꾸었고 몇몇 표현들을 손보았지만 두어야 할 것은 그대로 두었다.

앞서 “누구”를 묻던 『내 여자의 열매』 속 작가 자신의 물음에, 『노랑무늬영원』의 새로 씌어진 작가의 말을 이어본다. 그 궤적을 함께 되짚어보길 권한다. 누군가, 스무 해 남짓 홀로 써왔다. 한강은 여전히, 걷고 있다.

알고 있다. 이 소설들을 썼던 십이 년의 시간은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고, 이 모든 문장들을 적어가고 있었던 그토록 생생한 나 자신도 다시 만날 수 없다. 그 사실이 상실로 느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결코 작별의 말이 아니어야 하고, 나는 계속 쓰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니까.
―‘작가의 말’(2018), 『노랑무늬영원』

삶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고단함을 섬세하게 살피며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그려낸 작가의 첫 책
『여수의 사랑』

1995년 출간된 작가의 첫 책이자 첫번째 소설집으로, 개정 작업을 통해 소설 배치를 바꾸고 몇몇 표현을 다듬었다. 『여수의 사랑』은 삶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고단함을 섬세하게 살피며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그려낸다.

여수발 기차에 실려와 서울역에 버려진 자흔과 아내를 잃은 아버지가 자신과 동생을 데리고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정선(「여수의 사랑」),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인규(「질주」), 식물인간이 된 쌍둥이 동생의 삶까지 살아내야 하는 동걸(「야간열차」), 백치 같은 여동생을 버리고 고향에서 도망친 정환(「진달래 능선」) 그리고 집과 고향을 버리고 고아처럼 떠돌며 자신을 찾으려 애쓰는 영진과 인숙(「어둠의 사육제」). 여수는 어딘가 상처 입고 병든 이들이 마침내 다다를 서러운 마음의 이름이다. 운명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 녹아 있는 일곱 편의 단편들에서 고독하고 고립된 등장인물들은 떠나고, 버리고, 방황하고, 추락한다. 죽음 가까이에서 존재의 살아 있음을 일깨우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갈망을 멈추지 않는 존재들이 차갑고도 뜨거운 여운을 남긴다.

『여수의 사랑』이 시간의 풍화작용에도 그 빛을 잃지 않고 튼튼히 살아남을 것임을 확신하는 까닭은 삶의 대립쌍이 죽음이고, 죽음 곁에 있는 삶이란 사랑의 상실을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짐 지는 일이며, 상처는 죽음을 동반하는 ‘되태어나기’를 강요하기에 가장 두려운 적이자 장애물이지만, 동시에 그러한 ‘되삶’의 가치란 인간을 ‘인간’으로 살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심원하고 도저한 정신의 층위에서 성찰하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_강계숙(문학평론가)

책 속에서

자취방 유리창 가득 늦가을 오전의 다사로운 햇살이 내리비치고 있었다. 장판 바닥에 엎디었던 몸을 굼벵이처럼 모로 누이며 나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명치 끝이 찢기듯이 아파왔다. 적요한 햇빛 속으로 무수한 먼지 입자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름답구나, 하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먼지는 진눈깨비 같았다. 먼 하늘로부터 춤추며 내려와 따뜻한 바닷물결 위로 흐느끼듯 스미는 진눈깨비……, 여수의 진눈깨비였다. _「여수의 사랑」(p.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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