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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봄 2025
강보라 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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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192309
ISBN
9788932043531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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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의 태그
  • # Her-story
품목정보
출간일 2025-03-14
페이지, 크기, 무게 172쪽, 115 * 188 * 13 mm, 350g
책소개

새로운 세대가 그려내는 봄의 소설적 풍경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봄 2025』이 출간되었다. 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삼는다.

<소설 보다>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물론 선정위원이 직접 참여한 작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8년째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계절마다 간행되는 <소설 보다>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소설 보다: 봄 2025』에는 2025년 봄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강보라의 「바우어의 정원」, 성해나의 「스무드」, 윤단의 「남은 여름」 총 세 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해당 작품은 제15회 문지문학상 후보에 포함된다. 선정위원(강동호, 소유정, 이소, 이희우, 조연정, 홍성희)의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선정한 작품들의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차
바우어의 정원 강보라
인터뷰 강보라×홍성희

스무드 성해나
인터뷰 성해나×이소

남은 여름 윤단
인터뷰 윤단×소유정
저자소개
저자 : 강보라
202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자 : 성해나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 『혼모노』,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등이 있다.

저자 : 윤단
2024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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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봄, 이 계절의 소설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마주한 봄은 짧지만 찬란하다. 여린 속을 드러내는 무구한 풍경 앞에서 얼어붙은 영혼도 녹아내린다. 『소설 보다: 봄 2025』는 ‘우연한 만남(혹은 재회)’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사건을 통해 치유로 나아가는 세 편의 소설을 소개한다.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타인의 세계를 통과하는 동안 오랜 상처는 침묵을 깬다. 볕이 들지 않는 자리에 불현듯 나타나 말을 건네는 타인. 살며시 몸을 붙여 오는 타인.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나’의 제자리를 잃은 나와 같은 사람. 작정 없이 이루어진 동행은 새로운 시작을 예고한다. 홀로 끌어안은 비애를 누그러뜨리는 변화의 서막은 나를 앞서 나를 기다린 것일지도 모른다.

강보라, 「바우어의 정원」
“그들은 오직 그 순간에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삶에서 상처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사람들처럼”

202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2023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강보라를 2023년 봄에 이어 두번째로 ‘이 계절의 소설’에서 만난다. 전작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에서 예술을 둘러싼 취향과 위계를 응시하며 미묘한 관계의 심리를 파고들었던 작가는 이번 선정작「바우어의 정원」에서 예술의 모순적인 본질을 또 한 번 날카롭게 건드린다.

세간에 이름을 알린 배우인 은화는 긴 공백을 깨고 활동을 재개하려 마음먹는다. 배우의 실제 사연을 각색해 “살면서 여성으로서 겪은 상처” “가슴에 소화되지 못한 아픔”을 독백으로 풀어내는 연극 오디션 현장에서 은화는 과거에 막역했던 후배 정림을 마주친다. 오디션을 치르기 위해 각자가 깊디깊은 고통의 바닥을 딛고, 셀 수 없는 수정 끝에 세상에 꺼낸 몇 마디 문장은 연극일 수 없지만 끝내 연극인 아이러니에 봉착한다. 오디션이 끝난 후 대학로 공연이 있는 정림을 차로 바래다주는 길. 오랜 시간 차종을 유지해온 은화의 민트색 모닝 안에서 그들은 함께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대화를 나눈다. 배 속의 아이를 잃은 공통의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 드라마 치료 워크숍의 형식을 빌려 상처를 소환하는 방식은 생생한 울림을 준다. 무대 바깥, 예술과 현실이 분리되지 않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깊은 공감과 소통은 긴 여운을 남긴다. 정림과의 조우 이후 은화가 만남을 기약하는 배우 지망생 초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간 미래에 서 있는 인물이다. 초원은 소설 속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은화와의 연결 고리를 남겨둔 채 재현으로서의 예술이 지닌 한계를 시험하는 가능성으로 남는다. 강보라의 소설은 “연극과 삶이 서로를 가리면서도 끝내 분리되지 않는 미묘한 지점에 독자를 오래 붙잡아둔다”(이희우 문학평론가).

그렇다면 아직 발화되지 않은(혹은 함부로 발화되기를 거부하는) 개인의 사연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에 대한 응답처럼 떠오른 어떤 시적 이미지가 제게는 ‘새틴 바우어의 정원’이었던 것 같아요. 파란색 외에는 일관성을 찾을 수 없는 물건들이 잡다하게 모인 새 둥지를 보며, 제대로 된 서사를 얻지 못한 개인의 고유한 아픔들이 불꽃처럼 푸르게 일렁이는 내면의 장소를 상상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 「인터뷰 강보라×홍성희」에서

성해나, 「스무드」
“마음 한편엔 여전히 알 수 없는 뜨거운 감각이 남아 있었다. 쾌감 같기도 통증 같기도 한”

데뷔 이후 동시대 세태의 단면을 날카롭게 그려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2024년 제15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하고 ‘2024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예스24)’로 선정된 성해나를 2023년 봄에 이어 두번째로 ‘이 계절의 소설’에서 만난다.

세계적인 미술가 제프의 에이전트인 듀이(나)는 한인 3세대이지만 업무상의 이유로 한국 땅을 처음 밟을 만큼 한국에 대해서 무지하다. 바쁜 틈을 타 개인 시간을 얻게 된 그가 공교롭게도 흘러 들어간 곳은 집회 열기가 뜨거운 광화문 한가운데이다. 급한 용무로 쉴 새 없이 알림이 울리던 휴대전화는 잠시 길을 잃은 사이 전원이 꺼진다. 도움을 구하던 듀이는 점점 군중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갤러리가 딸린 고급 아파트와 미슐랭 셰프의 감태 요리를 거쳐, ‘타이극기’로 무장한 광장의 노인들에 이끌려 도달한 낯선 김의 맛. 이방인인 ‘나’는 딱딱한 경계심으로 또 다른 속성의 무장 상태이지만, 부지불식간에 끼어드는 사람들의 간섭과 보호 속에서 유대와 소속감을 맛본다. 매끈하게 구사하는 ‘노 프라블럼’과 서툴지만 다정한 ‘노 프로블롬’의 세계(발음상의 차이를 작가는 엄밀히 구분해서 썼다). 동떨어진 두 세계를 횡행하는 동안 한국에 대한 ‘나’의 인상은 조금씩 구체화된다. 그러나 그것은 이성적 판단의 결과라기보다 결핍을 채우려는 마음의 움직임에 따른 것에 가깝다. “대가 없이 호의를 베풀고 수고를 마다 않고 마음까지 내어주는 온정 넘치는” 이들에게 느낀 최초의 애정은 강렬한 체험이 되어, 세계를 향한 문제의식을 지워버린다. 성해나의 소설은 정체성이 모호한 화자의 눈을 통해 한국 사회를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이 혼란하게 응집된 현주소를 짚는다. “오늘날 점차 확산되고 있는 극단화된 정치적 주장들의 정신분석학적 기원이, 무지의 앎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욕망이라는 사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강동호 문학평론가).

이해는 관계를 형성하고 진전시키기도 하지만, 때론 그 이해 때문에 인간은 무너지기도, 공포나 좌절에 빠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온전한 이해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하는 것이 외려 기만으로 여겨져 말을 아낄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필사의 과정이 우리를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는 생각합니다. - 「인터뷰 성해나×이소」에서

윤단, 「남은 여름」
“소파가 밤에 보았을 세상을 서현은 오래 보았고, 그러는 동안 서서히 깊고 눅진한 슬픔을 마주했다”

“어떤 작은 순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전환을 빚어내는, 깜짝 놀라게 하는 솜씨”(심사위원 임솔아)라는 평을 받으며 2024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단을 「남은 여름」으로 처음 ‘이 계절의 소설’에서 만난다.

한겨울에 맞닥뜨린 친구의 죽음 그리고 퇴사. 소설의 화자 ‘서현’은 실업 급여를 받으며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화창한 봄날, 서현은 죽은 친구가 남긴 책을 팔러 중고 서점에 갔다가, 마음을 되돌려 책을 짊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덩그러니 놓인 파란 소파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 도시 변두리 한구석을 차지한 소파에 앉아 매일 책을 들여다본다. 그 모습을 힐끔거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아슬아슬하게나마 유지되던 평온을 깨뜨린 인물은 서현의 전 직장 상사인 ‘추 팀장’이다. 구조 조정으로 인한 퇴사였지만, 과정에서 추 팀장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란 추측이 서현의 마음 한편에 있다. 서현 자신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소파가 놓인 곳은 전 직장 부근이었고, 서현을 오해한 추 팀장은 불편한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찾아오기 시작한다. 서현을 내쫓는 데 실패한 그는 서현과 소파에 나란히 앉아 급기야 이런저런 자신의 사생활을 털어놓는다. 집과 소파를 오가는 동안 서현이 마주한 풍경과 관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어느 날 소파는 불현듯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희미한 흔적만 남는다. 언젠가 자신에게 날아온 축구공을 잡으러 갔지만 아무도 따라오지 않았을 때 친구가 느낀 외로움을 서현은 뒤늦게나마 헤아려본다. 친구가 가져온 축구공도 친구도 곁을 떠났지만 끝내 남아 있는 것은 존재에 대한 기억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공이 자신 쪽으로 절대 날아오지 않길, 그러나 동시에 날아오기를 기다”리는 서현의 마음. 느리고 긴 애도 끝에 서현은, 바라는 동시에 두려운 미래를 똑바로 응시한다.

“이 소설은, 있지만 없는 듯한, 그래서 결국 없는 듯 존재하는 느낌의 삶에 대해 우울하게 말한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부재의 자리에서 결코 완벽히 소거될 수 없는 ‘있음’에 대해 생각하려는 안간힘이 그 안에 담겨 있다”(조연정 문학평론가).

그것을 언어로 설명하기는 어려웠을 테지만 아무튼 거기에 소파가 있다는 것, 그것을 확인하면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죠. 무엇보다 소파에 앉아 있을 때는 방 안에 홀로 누워 있을 때와는 다르게 ‘삶의 감각’을 느낍니다. 말씀해주신 남들의 시선도 그중 하나고요. 여러 면에서 생의 의지와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 「인터뷰 윤단×소유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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