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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책 1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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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04021
ISBN
9788937463976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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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2-02-18
페이지, 크기, 무게 364쪽, 132*225mm, 695g
목차
1부

1장 갈립이 뤼야를 처음 보았을 때 15

2장 보스포루스의 물이 빠져나갈 때 35

3장 뤼야에게 안부를 전해 주렴 42

4장 알라딘의 가게 70

5장 그건 어린애 같은 행동이다 81

6장 장인 베디의 자식들 97

7장 카프산의 글자들 107

8장 논객 삼총사 132

9장 누군가 나를 추적하고 있다 146

10장 눈 175

11장 우리는 극장에서 기억을 잃었다 189

12장 키스 204

13장 여기 누가 왔나 보세요 215

14장 우리는 모두 그를 기다린다 232

15장 눈 오는 밤의 사랑 이야기 246

16장 나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해 273

17장 나 기억나니? 282

18장 어두운 통풍구 315

19장 도시의 신호들 322
저자소개
저자 : 오르한 파묵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파묵은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포기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1982)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의 ‘1991년 유럽 발견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출간한 『하얀 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새로운 인생』(1994)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2003년에는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을 발표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5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받은 데 이어, 2006년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을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된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해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하버드 대학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2010)를 출간했다.

역자 : 이난아
한국외대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석사)과 앙카라 대학(박사)에서 터키 문학을 전공했다. 앙카라 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했으며, 현재 한국외대에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 오르한 파묵의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고요한 집』, 『하얀 성』, 『검은 책』, 『새로운 인생』, 『내 이름은 빨강』, 『눈』,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소설과 소설가』를 비롯해 『살모사의 눈부심』, 『위험한 동화』, 『감정의 모험』,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제이넵의 비밀 편지』, 『생사불명 야샤르』,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바닐라 향기가 나는 편지』, 『안개 낀 대륙의 아틀라스』, 『에프라시압 이야기』 등 다수의 터키 문학을 번역했고, 『한국 단편소설집』, 『이청준 수상 전집』, 이문열의 『시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천상병의 『귀천』 등을 터키어로 번역, 소개했다. 2011년 터키 문광부 장관으로부터 터키 문학을 한국에 소개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오르한 파묵-변방에서 중심으로』, 『터키 문학의 이해』, 『오르한 파묵과 그의 작품 세계』(터키 출간), 『한국어-터키어, 터키어-한국어 회화』(터키 출간)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그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이야기들이었다.
앞 못 보는 사람이 익숙한 물건을 찾듯,
이야기들을 가지고 그는 어둠 속을 헤쳐 길을 찾았다.”

이스탄불의 변호사 갈립의 아내 뤼야(터키어로 ‘꿈’이라는 뜻)가 짧은 메모만 남긴 채 사라진다. 유명한 칼럼 작가인 그녀의 의붓오빠 제랄 역시 종적을 감춘다. 갈립은 뤼야가 제랄과 함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자신의 하나뿐인 사랑이자 친구인 그녀와, 질투와 숭배의 대상인 그를 찾아 이스탄불 전역을 헤매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는 이 둘을 추적하면서 찾아가는 모든 거리, 집, 식당에서 자신의 과거와 기억을 다시 발견한다. 또한 이스탄불 곳곳에 숨겨진 신화, 전설, 이야기뿐 아니라, 소설의 배경인 1980년대 터키의 대중문화, 새로이 유입된 서양 문화가 뒤섞인 채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갈립은 제랄의 칼럼을 읽으면 그 둘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다가, 제랄의 삶을 산다면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거라 믿게 되고, 결국은 자신이 제랄의 이름으로 칼럼을 써서 뤼야와 갈립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평생 제랄이 되기를 원했고, 제랄이 된다면 뤼야가 드디어 자신을 사랑해 줄 거라고 생각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제랄과 뤼야와 함께하고자 하는 바람이 마음속에서 강하게 솟구쳐 올라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고, 마치 몸의 반쪽이 찢겨져 멀고 어두운 곳으로 끌려가는 것 같았고, 마치 이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 구해 줄 때까지 발버둥을 치고 소리를 질러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 속을 차가운 겨울밤과 눈의 습기를 얼굴에 느끼며 바라볼 뿐이었다. (본문 중에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른 사람이 되는 것,
혹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오르한 파묵은 그동안 사랑, 죽음, 행복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주제를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으로 응축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은 책』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려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통해, 질투나 사랑 같은 절대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혼자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외로움을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작가의 다른 소설처럼 『검은 책』도 독특한 서술 구조를 보여준다. 홀수 장은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갈립의 추적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짝수 장은 제랄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칼럼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끝부분에 가서야 드러나는 놀라운 결말은 독자에게 명확한 실마리를 던져주지 않은 채, 다만 제랄을 대신해서 갈립이 쓰는 칼럼을 통해 짐작할 수 있도록 유도해 놓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제랄의 칼럼으로, 이 칼럼에는 현재의 터키 상황과 미래에 닥쳐올 문제에서부터 수천 년 전 이스탄불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 신화, 전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이 담겨 있다. 그러나 다양한 역사의 층위에서 일어났던 사건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과거의 일이 현재에 반영되어 있고, 오래전의 사건이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뿐 아니라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칼럼이 실제 전개되는 사건, 즉 갈립이 아내와 제랄을 찾아다니는 과정에 겪고 만나는 일들과 사람들과도 아주 밀접한 연결 고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점차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미 오래전에 쓰였던 제랄의 칼럼이 갈립에게 일어날 일을 예견했거나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제랄이 미리 계획해 놓았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오르한 파묵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도시는 텍스트로, 텍스트는 도시의 신호로 변하고, 이 신호를 통해 갈립은 뤼야와 제랄의 자취를 추적하지요. 소설은 사실주의 소설처럼 사건이 전개되는 동시에 칼럼이 등장하는데, 이 둘은 고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오르한 파묵 인터뷰 중에서)

『검은 책』은 파묵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그가 미국에 머물면서 완성한 소설이다. 마치 이스탄불 곳곳을 직접 걷는 듯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주는 이 소설이 이스탄불 밖에서 쓰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는 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자신의 문체를 찾았다고 이야기한다. 파묵은 1985년부터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에서 방문 교수로 지냈고, 그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 문화의 다양성을 접하면서 ‘내가 나타내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자기반성을 통해 ‘이슬람 고전’으로 눈을 돌렸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서 자신만의 문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파묵은 보르헤스에게 받은 영향을 바탕으로 오스만제국, 페르시아, 이슬람 문학을 재조명했고, 이들이 나타내는 종교적, 도덕적, 사회적 맥락이 아닌 그 이야기 자체만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같은 경험에 대해 “이야기의 신기원이 내 눈앞에 펼쳐진 것입니다. 이때 쓰기 시작한 책이 『검은 책』입니다. 진정한 내 목소리를 찾은 작품이죠.”라고 고백했다.

이스탄불이라는 이름의 매혹, 그 안에 숨겨진 삶의 진실

오르한 파묵은 또한 『검은 책』을 통해 이스탄불이 얼마나 흥미로운 도시인지, 얼마나 슬픈 도시인지 이야기한다. 그는 “거대하고 풍부한 서사를 통해, 두 대륙 사이에 놓인 도시 이스탄불의 병적인 갈등을 포착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스탄불은 독특한 맥락을 지닌 도시이다. 지형적으로는 일부가 아시아 대륙에, 또다른 일부가 유럽 대륙에 걸쳐져 있다. 당연히 문화적, 종교적으로 두 문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왔다. 또한 역사적으로 수많은 민족에게 침략당하고 점령당하여 여러 제국의 수도가 되기도 했다. 본문 중에 “비잔티움, 비잔트, 노바 로마, 안투사, 차르그라드, 미크라그라드, 콘스탄티노플, 코스폴리, 이스틴―폴린 바로 그 아래에는 이전 문명이 피난했던 지하 통로가 있다.”라는 문장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지명은 모두 현재의 이스탄불을 일컫는다. 그만큼 역사적 부침(浮沈)이 심했음을 짐작게 한다. 이처럼 수천 년의 역사를 넘나들면서 이 도시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오르한 파묵은 그려 내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입된 다양한 문명 외에도, 근래에 새로이 들어온 서구 문명, 특히 미국 문화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절망의 이유가 되고 있음을 예리하게 표현했다. 이를 통해 그는 원래의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 나아가 원래의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찰스 디킨스에게 런던이, 마르셀 프루스트에게 파리가, 제임스 조이스에게 더블린이 있었다면, 오르한 파묵에게는 이스탄불이 문학적 저력의 원천이자 자신의 마음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독자들이 내 글을 통해 이 도시가 주는 공포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스탄불 시내를 걷는다고 떠올려 보세요. 할리치만을 잇는 다리를 건넌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떤 장면들이 떠오릅니까? 마주치는 슬픈 표정들, 극심한 도로 정체, 공장으로 변한 이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비잔틴 양식의 건물. 참을 수 없는 광경입니다. 『검은 책』에서 나는 이런 절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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